여적

MS 가는 ‘챗GPT 아버지’

최민영 논설위원
스마트폰에 인공지능 개발사인 오픈AI의 로고가 떠 있다. 배경에 공동창업자인 샘 올트먼의 사진이 있다. AFP연합뉴스

스마트폰에 인공지능 개발사인 오픈AI의 로고가 떠 있다. 배경에 공동창업자인 샘 올트먼의 사진이 있다. AFP연합뉴스

‘챗GPT’로 인공지능(AI) 열풍을 일으킨 미국의 ‘오픈AI’가 공중분해 위기에 처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이사회에서 전격 해고 통보를 받은 샘 올트먼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20일 마이크로소프트(MS)에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MS는 올트먼을 따르는 핵심 인력들까지 영입할 것으로 전망되며 주가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반면 기업가치 117조원을 찍은 업계의 총아 ‘오픈AI’는 우후죽순처럼 크다 이사회의 치명적인 ‘자살골’ 후에 존립마저 위태롭다.

이사회는 해임 당시 “올트먼이 줄곧 소통에 솔직하지 않아서”라고만 성명을 냈다. 업계에서는 개발윤리를 둘러싼 갈등설이 제기됐다. AI가 인류에게 실존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파멸론자(doomer)들이 잠재력을 우선시하는 ‘장밋빛’ 개발론자(boomer)인 올트먼을 축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해임을 주도한 일리야 수츠케버 수석과학자마저 자신의 결정을 후회한다면서 ‘이사회 전원 사임’을 요구하는 직원 연판장에 함께 서명해 설득력이 흐려졌다.

무게가 실리는 쪽은 경영 갈등이다. ‘오픈AI’는 인공지능이 인류의 미래를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 2015년 설립된 비영리 법인이다. 막대한 AI 개발비용에 고심하던 중 2019년 영리법인 자회사를 만들고 MS를 비롯한 외부투자자를 유치하면서 기업 성격이 모호해졌다. 인류에 혜택을 주는 일반 인공지능을 만들겠다는 초심이 흐려졌다며 적잖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고, 남은 직원들은 자회사 보유지분의 가치 상승을 기대했다. 오픈AI에 지분이 없는 올트먼은 인공지능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동시에 AI용 반도체 벤처회사를 새로 만들겠다며 투자자들과 협상해온 것으로 보도됐다.

사흘간 소동을 겪은 AI업계는 어느 방향으로 가게 될까. 영향력을 확인한 올트먼은 ‘오픈AI’로 복귀하거나 MS에 새로운 군단을 꾸릴 것이다. 최대투자자인 MS로서는 어느 쪽이든 나쁠 게 없다. 그간 AI 경쟁에서 뒤처졌던 구글과 아마존 등은 혼란을 틈타 추격할 시간을 벌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어느 쪽이든 ‘인류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이라는 이상주의가 빛바랜 것은 분명해보이니 씁쓸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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