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죽으면 K팝도 없죠, 그래서 환경을 논해요”

김한솔 기자

세계 K팝 팬들의 기후행동

케이팝포플래닛 활동가 이다연

지난달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건설로 훼손되고 있는 강원도 삼척의 맹방해변에서 석탄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기후행동을 한 이다연씨. ‘케이팝포플래닛’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Kpop4Planet 제공

지난달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건설로 훼손되고 있는 강원도 삼척의 맹방해변에서 석탄발전소 건설에 반대하는 기후행동을 한 이다연씨. ‘케이팝포플래닛’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Kpop4Planet 제공

기후변화, 어렵다 생각들 하는데
아이돌·팬덤 중심으로 쉽게 소개
전 세계 K팝 팬들이 힘 모으면
더 많은 유의미한 활동 할 수 있어

지구를 위한 K팝. ‘Kpop4Planet(케이팝포플래닛)’이라는 이름 그대로, 케이팝포플래닛은 전 세계 K팝 팬들이 모여 기후행동을 하는 플랫폼이다. 올해 3월 출범한 뒤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업체에 203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라는 청원을 했고, ‘지속가능한 K팝’을 위해 엔터테인먼트사에 친환경 앨범을 제작해달라는 목소리도 냈다. 최근에는 다른 환경단체와 함께 방탄소년단의 앨범 배경이 된 강원도 삼척의 맹방해변에서 석탄발전소 반대운동도 했다. ‘아이돌 덕질’은 어떻게 기후위기 대응과 연결된 것일까. 케이팝포플래닛의 이다연 활동가(19)를 지난 1일 줌에서 만났다. 그는 스스로를 “SM엔터테인먼트의 ‘에스파’라는 그룹의 팬이자 케이팝포플래닛에서 온라인 소통담당을 하고 있는 활동가”라고 소개했다.

- 케이팝포플래닛, 어떻게 만들어졌나.

“청소년기후행동에서 활동하고 있었는데, 인도네시아의 K팝 팬인 누룰이라는 친구가 게시판에 글을 남겼어요. K팝 팬들과 함께 기후행동을 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요. 누룰도 ‘블랙핑크’가 계기가 돼 이런 활동을 생각하게 됐고요. 전 그때도 K팝 팬이었기 때문에 좋다는 의견을 남겼고, 연락이 와서 함께 활동하게 되었어요.”

- 학생 때부터 환경에 관심이 많았나.

“평소 뉴스를 보면서 심각성을 느끼고 있었어요. 고3 때 ‘이제 지구를 위한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다룬 기사를 봤어요. 가만히만 있었던 게 부끄럽기도 하고, 스스로 무기력하게 느껴져서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기 위해 단체에 가입하게 됐죠.”

- 다른 기후단체들과 다른 점은 뭔가

“K팝 팬들이다 보니 MZ세대가 많아요. 10대, 20대가 대부분이에요. 국경을 넘어 다양한 청소년,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기도 하고요. 기후변화라 하면 어려운 개념이라고 생각해 관심 갖기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은데, 저희는 기후행동을 하는 아이돌 아티스트나 팬덤을 중심으로 소개를 하니까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인 것 같아요.”

- 덕질과 기후위기는 어떻게 연관되나.

“아이돌 팬덤에는 ‘서포트’라는 문화가 있어요. 예전에는 좋아하는 아이돌의 기념일에 선물을 직접 보내는 식의 서포트를 했는데, 최근에는 그 아이돌의 이름을 딴 숲을 조성하거나 재해가 난 지역을 위해 기금을 조성하는 식으로 바뀌었어요. 전 세계 K팝 팬들이 힘을 모으면, 더 유의미한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케이팝포플래닛의 홈페이지에는 ‘누구도 최애 아이돌을 대체할 수 없듯, 지구도 대체할 수 없다’는 문구와 함께 “기후변화는 아티스트와 K팝 팬은 물론 지구상의 모든 이들의 삶을 위협한다”며 K팝 팬들이 기후정의운동에 나서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 젊은층이 기후위기에 왜 더 민감한가.

“자기들이 살아가야 할 미래니까 기후위기를 더 실감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같은 젊은층이 많이 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런 뉴스가 계속 올라오기도 하고요.”

- 케이팝포플래닛 활동을 소개한다면.

“‘토코피디아’라는 인도네시아의 전자상거래 기업에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라는 청원을 넣었는데, 성공적으로 끝났어요. 지금은 그 기업과 직접 상의하고 있어요. 기업에 그런 요구를 한 것은 처음이라 의미있는 활동이었어요. (토코피디아는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홍보대사이기도 하다.) 또 삼척 해변은 K팝과 연관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방탄소년단 팬덤인 아미에서 많이 공감하고 동참해주셨어요.”

- 지금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죽은 지구에는 K팝도 없다(No Kpop on a dead planet)’라는 이름으로 엔터테인먼트사에 앨범을 친환경적으로 만들라는 캠페인을 하고 있어요.”

- 기후위기에 관심있는 K팝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K팝 팬이면서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해요. 저희 기사를 보시면 주저하지 말고 단체에 함께해 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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