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필요해서 직접 차렸죠” 방송인 줄리안이 연 가게

이진주 기자

제로웨이스트 복합문화공간 ‘노노샵’

최근 제로웨이스트 상점 운영을 시작한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가 14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자신의 상점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최근 제로웨이스트 상점 운영을 시작한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가 14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자신의 상점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제로웨이스트샵(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가게)과 비건(채식주의자) 마트를 찾아보니 우리 동네에는 없었어요. 저처럼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해서 직접 가게를 차렸는데 동네 주민부터 환경에 관심있는 손님들이 ‘가게를 열어줘서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벨기에 출신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36)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노노샵’(no plastic no animal product)을 지난 6일 열었다. 줄리안은 평소 방송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환경 문제에 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환경운동가로, 노노샵은 환경을 생각하는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한다.

그는 2016년 유럽연합(EU) 기후행동 친선대사를 맡으며 기후위기와 채식, 제로웨이스트 등 다양한 환경 이슈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주한외국인자원봉사센터 발룬티어코리아를 창단해 매달 한강과 바다에서 플로깅(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 등의 환경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줄리안을 지난 14일 그의 가게에서 만났다.

“다들 가족이 있잖아요. 저는 어린 조카를 보면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시급하다고 생각해요. 노노샵은 환경을 위해 가치있는 소비를 하는 하나의 움직임이에요.”

노노샵은 포장재 등 쓰레기를 최소화한 제품과 비건 관련 식품·생활용품을 판매한다. 곡류와 향신료·세제·화장품 등을 원하는 만큼 덜어 살 수도 있다. 특히 이곳에선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고 동물 유래 원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만 취급한다.

환경 관련 도서를 판매하는 작은 서점과 비건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카페도 함께 운영한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포장을 원할 경우 개인이 용기를 준비해 가야 한다. 유기농 채소들도 곧 들어올 예정이다.

“주말에는 환경 책을 주제로 북토크가 열려요. 노노샵을 환경 문제와 인류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확장하고 싶습니다.”

최근 제로웨이스트 상점 운영을 시작한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가 14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자신의 상점에서 각종 비건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최근 제로웨이스트 상점 운영을 시작한 방송인 줄리안 퀸타르트가 14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자신의 상점에서 각종 비건 제품들을 소개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그는 지구환경 위기를 경고한 엘고어 미국 전 부통령의 다큐멘터리 영화 <불편한 진실>을 보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느꼈다고 한다.

이후 환경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한 줄리안은 평소 텀블러를 들고다니고 플라스틱 튜브가 없는 고체치약을 사용한다. 먼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가까운 곳은 자전거로 이동한다.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쓸데없는 소비를 줄이는 습관을 생활화하고 있으며 3년 전부터는 채식을 하고 있다.

한때는 몇몇의 실천만으로는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에 절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의 모든 변화와 움직임은 누군가로부터 시작된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글로벌 패스트푸드 브랜드에서 출시한 식물성 너깃, 소비자들 요청으로 플라스틱 커버를 없앤 햄 제품 등을 보며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뭉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어요.”

줄리안은 최근 환경운동가로 무대에 올라 강연하는 일이 많아졌다. 방송인 타일러 라쉬와 함께 설립한 연예기획사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데다 노노샵까지 문 열어 바쁘지만 기후위기와 관련된 경험과 실천방안 등을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는 마냥 신나고 기쁘다고 했다.

“전국에 200여개 제로웨이스트샵이 있는데 검색해보면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을 수 있어요. 많은 분들이 노노샵은 물론 주변에 있는 제로웨이스트샵을 통해 환경을 위한 선한 영향력을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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