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의 ‘꼼수’ 셈법…붕괴된 최고위 아전인수식 해석

강병한 기자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3명의 최고위원 사퇴에도 불구하고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지만 지도부 기능은 마비됐다. 당 최고의사 결정기구인 최고위는 의결정족수가 없어 남은 최고위원들의 간담회로 사실상 격하됐다.

한나라당 최고위는 서열상 홍준표 대표, 황우여 원내대표, 유승민·나경원·원희룡·남경필·김장수·홍문표 최고위원,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 9명으로 구성됐다. 이 중 홍 대표, 유·나·원·남 최고위원은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의 투표로 뽑힌 ‘선출직’ 최고위원이다. 김·홍 최고위원은 홍 대표가 지명한 ‘지명직’ 최고위원이다. 황 원내대표와 이 정책위의장은 지난 5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선된 원내지도부로 ‘당연직’ 최고위원이다.

문제는 유·원·남 최고위원 사퇴로, 선출직 최고위원 과반이 그만둬 사실상 지난 7월 전대 체제가 붕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홍 대표는 최고위 존립 여부를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꼼수’ 셈법을 내놓고 있다.

홍 대표는 7일 3명의 최고위원 사퇴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출직 최고위원은 5명이 아니라 7명이다. 그 답변으로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지명직을 제외한 7명 중 과반인 4명이 남아 있기 때문에 지도부가 붕괴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홍 대표측도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도 선출적이기 때문에 7명이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은 선출직 최고위원과는 다른 당내 선거를 통해 ‘당연직’ 최고위원이 됐다. 전당대회에서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이 탄생했지만 이 중 3명은 사퇴했고, 나경원 최고위원은 서울시장 선거 이후 회의에 불참하고 있다. 또한 지명직 김장수 최고위원도 당내 상황에 절망감을 느껴 지난주 일요일 쇄신 최고위부터 불참하고 있다.

이에 모 최고위원은 “5명의 선출직 중에서 홍 대표 혼자 남아 있는데 지도부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당장 8일로 예정돼 있던 최고위가 9일로 연기된 것도 최고위 정족수를 채울수 없기 때문이다.

최고위를 소집해도 9명 최고위원 중 홍 대표, 황 원내대표, 홍문표 최고위원,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 4명만 참석한다. 결국 의결정족수도 안되는 숫자인 것이다. 한 당직자는 “최고위에 남은 사람들이 다 와도 4명인데 의결도 못하고 노인들끼리 잡담이나 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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