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협약 1주 만에 '조폭 사진' 폭로···여권, 네거티브 공방 '점입가경'

김상범 기자
지난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토론회를 앞두고 이재명 후보(왼쪽)가 이낙연 후보 옆을 지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지난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토론회를 앞두고 이재명 후보(왼쪽)가 이낙연 후보 옆을 지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의 과열이 점차 임계치에 다다르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음주운전 논란과 사면론 입장 등을 놓고 충돌하는 가운데, ‘조폭 사진’ 폭로전까지 벌어지는 등 네거티브가 점입가경 양상이다. 불과 일주일 전 비방 자제를 약속한 ‘신사협정’도 무색해졌다. 양 캠프 모두 대변인단을 확충하며 서로를 겨누는 화력도 대폭 보강했다. 오는 9월 예정된 지역 순회경선까지 여권 1·2위 주자의 지지율이 추격과 방어, 정체와 반등을 쉼없이 되풀이할 것으로 보이면서 검증을 표방한 ‘제로섬 게임’도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민주당 경선은 5일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 캠프에서 제각각 ‘조폭과의 투샷 사진’을 주고받는 등 폭로전 양상으로 치달았다. 먼저 이 전 대표 측에서 광주 폭력조직배 출신으로 알려진 문흥식 전 5·18 구속자부상자회장과 이 지사가 함께 찍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관계가 무엇이냐”라고 의혹을 제기하자 이 지사 측에서도 이 전 대표가 문 전 회장과 대화를 나누는 사진을 공개하며 역공에 나섰다. 문 전 회장은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학동 건물붕괴 사태의 재개발 사업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 후보들이 지난달 28일 맺은 ‘원팀 협약식’의 효과가 불과 일주일 만에 사그라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지사 측에서는 지난 3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대립했던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과 이 전 대표가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전날 열린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2차 TV토론에서 이 지사는 이 전 대표의 과거 정치인·경제인 사면 입장 번복 논란을,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의 음주운전 재범 의혹을 조명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당내 ‘후보 검증단’ 설치 논쟁도 현재진행형이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필두로 이 전 대표와 박용진·김두관 의원 등은 “선출직 후보에 대해 엄격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당 차원의 검증기구를 요구하고 있다. 이 지사의 음주운전 재범 의혹을 겨냥한 것이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우리는 이미 예비경선 컷오프가 끝났고 본경선에 현재 들어간 상황인데 (검증단 설치는)논리에 맞지 않다”라고 일축했다.

당내 주자간 네거티브 과열에 대한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졌다. 민주당 대선 경선기획단장인 강훈식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지금 우리 당은 1등 주자부터 나머지 후발주자까지 전부 다 네거티브를 하고 있다. 앞으로 포지티브 경쟁으로 해주시는 게 1등 후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당부하는 한편 “오히려 저희한테 필요한 건 ‘윤석열 검증단’”이라고 말했다.

내부의 과열된 에너지를 야권으로 돌려 ‘윤석열·최재형 검증 경쟁’으로 국면을 전환시키자는 제안으로 읽힌다. 다만 공동대처해야 하는 ‘외부의 적’만으로는 상호 비방의 고리를 끊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캠프는 ‘저격수’ 역할을 맡을 대변인단을 각각 14명, 9명까지 확대하며 본격적인 화력 대결에 들어갔다. 이 전 대표 캠프는 최근 ‘네거티브 대응팀’ 숫자도 대폭 충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검증전을 두고 앞으로 있을 야권발 검증에 대한 ‘예방주사’로 보는 다소 낙관적인 시각이 있는 반면, 국민들의 피로감을 가중시켜 자칫 여권 전체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박용진 캠프 김정현 공보단장은 이날 양강 후보의 사진 폭로전에 대해 “발단이 누구 쪽이건 간에 당내 경선에서 벌어지는 네거티브 공방에 상대방 흠집내기용으로 5·18과 ‘조폭’을 연상시키는 불미스런 시도가 등장한 것은 지탄받을 작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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