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옹호’ 사과 안 한 윤석열…당에서도 비판

“인재 적재적소에 기용 뜻” 해명

캠프선 “면구스럽다…사과해야”

여당, 야 ‘호남 행보’ 진정성 공격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전두환씨 옹호’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되면 각 분야 인재를 적재적소에 기용해서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과 없이 해명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윤 전 총장에 대해 국민의힘 지도부와 경쟁 주자들이 비판과 사과 요구를 쏟아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대통령이 만기친람해서 모든 걸 좌지우지하지 않고 각 분야의 뛰어난 인재들이 능력과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국정을 시스템적으로 운영하겠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전날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분들도 그런 얘기를 한다”는 발언이 문제가 되자, ‘권한 위임’ 측면에선 전씨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고 해명한 것과 같은 취지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대구에서 ‘광주에 가서 사과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제가 무슨 호남인들 화를 내라고 한 얘기도 아니고”라며 “무슨 전두환 대통령을 찬양한다든가, 5·18에 대해 일반적인 시각과 다른 역사 인식을 갖고 있다고 하는 것은 좀 과도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사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윤 전 총장 발언을 두고 캠프 내에서도 이견이 나온다. 윤석열 캠프의 김경진 대외협력특보는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면구스럽다”며 윤 전 총장이 광주에 가서 직접 사과하도록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한 관계자도 “유감 표명은 물론 사과해야 되는 사안”이라고 했다. 반면 다른 핵심 관계자는 “평론가로서 얘기한 것”이라며 사과 요구에 선을 그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 본인의 진의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사과를 좀 주저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더 일이 발전해나가지 않도록 조속히 조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과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 대표는 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들어섰던 뒤로 호남 등 취약 지역에 대한 노력이 계속돼왔고 저도 김 위원장 노선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며 “대선 주자들도 그런 마음을 갖고 대선에 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은 이날 대구·경북(TK) 지역 합동토론회에서 윤 전 총장에게 “제2의 전두환이 되겠다는 생각인가”(유승민 전 의원), “5공(화국) 시대에 정치가 있었냐”(홍준표 의원)며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전 총장 발언을 비판하며 국민의힘의 ‘호남껴안기’ 행보의 진실성을 공격했다. 송영길 대표는 “어디 감히 전두환 폭정의 가장 큰 피해자인 호남인들을 들먹이며 전두환을 찬양하나”라며 “김종인 전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가 5·18 묘역을 찾아 무릎 꿇고 사과한 일도 정략이고 술수였으며, 광주에서 흘린 눈물조차 악어의 눈물이었다는 게 드러났다”고 말했다.

윤석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