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설화 파문’ 역풍 자초 민주당···송영길 ‘윤석열 돌상 엔화’에 한준호 ‘토리엄마 김건희 저격’까지

박홍두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한준호 민주당 의원. 경향신문 자료사진, 한준호 의원 페이스북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한준호 민주당 의원. 경향신문 자료사진, 한준호 의원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이 대선을 100여일 앞두고 또다시 설화 파문에 휩싸였다. 송영길 당 대표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돌잔치 사진을 문제 삼으려 돌상에 일본 엔화가 올려져 있다고 주장했지만 옛 한화로 드러나면서다. 이재명 대선 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은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를 ‘토리(윤 후보 반려견) 엄마’라며 김씨가 출산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하다가 난임·불임 가정에 상처를 줬다는 비판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공식 사과했지만 당 내부에서조차 “가뜩이나 위기인데 역풍을 자초했다”는 성토가 나온다.

주말 사이 민주당발 설화가 잇따라 터졌다. 먼저 송 대표가 윤 후보의 돌잔치 사진을 놓고 한 발언이 문제가 됐다. 송 대표는 지난 19일 오후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 2021년 총회에서 “돌잔치에 엔화가 우리나라 돈 대신 돌상에 놓였을 정도로 일본과 가까운 유복한 연세대 교수의 아들로 태어난 윤석열씨는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서울대 법학 대학을 나와 검사로서 검찰총장을 했다. 갑의 위치에서 살다가 다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 뭘 하겠다고 하며 공정과 상식을 외치고 있는데 그 부인과 아내가 모두 다 비리 의혹에 쌓여 있다”고 발언했다.

송 대표는 이 후보에 대해서는 “화전민의 아들로, 아홉 식구의 일곱째로 태어나서 소년공으로 공장 생활을 했다. 검정고시로 중앙대를 가서 사법시험을 합격했지만 판·검사의 길을 걷지 않고 인권 변호사로, TK(대구·경북) 출신인데 민주당과 인권변호사로 함께 해 이 길을 걸어온 소중한 삶의 캘린더를 우리 모두가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유복한 성장 배경 등을 부각시켜 이재명 후보와 다른 점을 내보이려한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가 말한 윤 후보의 돌 잔치 사진을 확대한 결과 해당 지폐는 옛 한화 지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폐에는 한글로 ‘천 환’이라고 적혀 있었다.

윤 후보 측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19일 논평에서 “전형적인 거짓 네거티브이자 흑색선전”이라며 비판했다. 머쓱해진 송 대표는 20일 “실수를 인정한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한 의원은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와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의 출산 여부를 비교해 비판을 받았다. 이 후보의 수행실장인 한 의원이 지난 17일 “두 아이의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라며 “영부인도 국격을 대변합니다”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린 것이 문제가 됐다. 토리는 윤 후보의 반려견 이름이다. 김혜경씨는 두 아이를 낳아 길렀지만 김건희씨는 자녀가 없이 반려견만 키운다는 점을 대비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논란이 커지자 한 의원은 두 사람의 수식어를 삭제하고 해당 부분을 “김혜경 vs 김건희”로 고쳐 썼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9일 SNS에 “윤 후보와 김건희씨는 본인들이 원해서 아이를 낳지 않은 것이 아니다. 과거 김건희씨는 임신을 한 적이 있다”며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파문이 커졌을 당시 김건희씨가 크게 충격을 받아 유산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윤 후보 부부는 아이를 낳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연주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19일 논평에서 “난임·불임 가정에 상처를 준 이 후보 측의 사과와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맹공했다.

한 의원은 지난 20일 SNS에 “며칠 전 제 글로 인해 논란과 비판이 있다. 그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셨거나 상처받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결코 여성을 출산 여부로 구분하려던 것은 아니지만 표현 과정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앞으로 더 세심하게 살피고 성찰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당내에서조차 우려와 비판이 엇갈려 나왔다. 당 상임선대위원장인 송 대표와 이 후보를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는 수행실장인 한 의원이 역풍을 자초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한 중진 의원은 21일 통화에서 “당이 위기 상황인데도 위기의식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며 “후보만 뛰면 뭐하냐. 제발 신중하게 언행을 하고 민생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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