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통령 선거의 막바지 레이스가 시작됐다. 거대 양당 대선 후보들이 양강 체제로 앞서가지만 최종 승자의 윤곽은 여전히 흐릿하다. 1일부터 대선 본투표일(9일)까지는 8일, 투표일 전날 자정까지 진행되는 선거운동은 꼭 일주일을 남겨뒀다. 이날부터 대선일까지 매일이 ‘결정적 하루’가 될 가능성이 높다.
차기 대통령을 뽑는 유권자들의 투표권 행사는 이미 시작됐다. 재외국민과 선거 기간 외국을 방문하는 국외부재자를 대상으로 한 재외선거는 지난달 23~28일 115개국에서 이미 진행돼 투표함 국내 이송 절차에 들어갔다. 이날부턴 선상투표가 시작됐다. 4일까지 선박 444척에 승선 중인 3267명의 유권자가 투표권을 행사한다.
2일엔 사회 분야를 두고 대선후보 초청 TV토론회가 열린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3차례 법정 토론회가 이날 토론으로 종료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등 주요 4개 정당 대선 후보들이 대면 논쟁으로 유권자들에게 비교우위를 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곧이어 3일엔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돼 ‘안갯속’ 국면이 시작된다. 이날부터 투표마감시각인 9일 오후 7시30분까지 정당 지지도나 당선인 관련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 보도가 금지된다. 중앙선관위는 “선거일에 가까워질수록 여론조사결과가 투표자에게 승산이 있는 후보에 가담하게 하거나(밴드왜건 효과), 열세자 편을 들게 하는(언더독 효과) 등 영향을 미쳐 국민의 진의를 왜곡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유권자들은 6일간 여론조사 지지율 변화 추이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에서 막판 결정의 순간을 맞게 된다. 4~5일 사전투표가 시작되고, 8일 자정 공식선거운동이 끝나면 9일 본투표일이다.
양강 후보와 각 정당은 남은 기간 선거에 영향을 미칠 변수를 파악하고 막판 전략을 짜는 데 분주하다. 양쪽 모두 후보 지지율을 끌어올려 ‘막판 우위’를 확인한 상태에서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에 들어가려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결렬과 이 후보의 통합정부론 구상 발표 이후로 이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상승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고, 남은 기간 ‘유능한 이재명 대 비전 없는 윤석열’ 프레임을 강조할 계획이다. 후보 경쟁력을 앞세워 정권교체 여론을 옅게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다당제 연합정치’ 등 정치교체 담론을 강조해 중도층 지지를 끌어내는 전략도 유효하다고 본다.
민주당은 지지자들과 당원을 상대로 사전투표를 독려하고 있지만, 사전투표율과 승리의 상관관계는 높지 않다고 본다. 우상호 민주당 총괄전략본부장은 “2012년 대선 때부터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공식이 깨졌다”며 “어느 후보 지지층이 더 투표에 참여하느냐가 더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전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가 이후 추세에 반영될 수 있다고 보고 ‘여론전’에 돌입했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선대위 회의에서 전날 한 여론조사업체가 자동응답(ARS)방식과 전화면접의 두 가지 방식으로 상반된 결과의 여론조사를 공개한 것을 두고 “참으로 황당한 행태”라고 이례적으로 비판했다. 권 본부장은 “그동안 쭉 해왔던 ARS조사에서 우리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왔는데, 그러자 한 번도 하지 않았던 면접 조사를 같은 기간에 실시해서 이 후보가 앞섰다고 발표했다”며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와 함께 투표율이 승리의 핵심 관건이라고 보고, 사전투표와 본투표율 높이기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윤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당 주요인사들이 사전투표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지지층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