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MB사면 “지금 언급할 문제 아니야”···여야는 엇갈린 목소리

유정인·문광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MB)의 특별사면 가능성을 두고 “지금 언급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씨의 형집행정지 신청을 계기로 여당 지도부에선 MB 사면론이 다시 공개 분출했다. 광복절 특사 전까지 사면 여부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면서 취재진이 이씨 특사 가능성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사면 필요성은 염두에 두되, 시기상 당장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안양교소도에 수감 중인 이씨는 최근 건강 문제를 들어 수원지검 안양지청에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이씨 사면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3월에는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회동에서 이씨 사면을 요청하는 안을 추진했다. 신구 권력 갈등 속에 역대 가장 늦은 시점에 이뤄진 당선인과 대통령 회동에서 이씨 사면이 실제 주제로 오르진 않았다. 윤 대통령은 당분간 여론을 주시하면서 이씨 사면 필요성을 숙고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에선 MB 사면론이 부상하고 있다. 대표적인 친이명박계 의원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직 대통령 두 분이 영어의 몸이 됐다가 한 분은 석방됐는데 또 다른 한 분은 그대로 두는 것 자체가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국민 통합, 대한민국의 위신 차원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사면하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지난 3월16일 MBC라디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사면해주고 그보다 더 연세도 많고 형량도 낮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안 해준 건 또 다른 정치보복”이라면서 “문 대통령이 퇴임 전에 결단을 내려야 될 사안”이라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시 문 전 대통령이 이씨를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같이 사면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 주변에 친이계 인사들이 많은 점을 들어 “윤 대통령이 (취임)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첫 사면 대상으로 이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면서 “선거에서 공을 세운 사람들의 여론을 먼저 들은 거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사면권은 엄중하고 신중해야 한다”면서 “국민들이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면밀하게 들여다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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