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엔 “내각 총사퇴”…당엔 “가결파 징계 왈가왈부 말라”

박순봉·신주영 기자

35일 만에 당무 복귀

<b>‘컴백’</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익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에게 당무 복귀 축하를 받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컴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익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에게 당무 복귀 축하를 받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내년도 예산안 재검토 촉구
의대 정원 확대엔 협력 뜻

당 통합·대여 주도권 확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당무에 복귀하며 내각 총사퇴와 내년도 정부 예산편성안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자신의 체포동의안 가결파 징계 여부에 대해서는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말라”며 징계를 추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구속영장 기각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승리 이후 복귀한 이 대표가 당내 통합과 대여 주도권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정기조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며 “무능과 폭력적 행태의 표상이 되어버린 내각은 총사퇴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것이 말로만의 반성이 아니라 국민에게 정부의 진정성을 확인시켜주는 핵심적인 모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경제와 민생을 반드시 되살려야 한다”면서 정부 예산안 원점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 ‘그냥 언젠가 좋아지겠지’라고 막연하게 기대할 게 아니라 정부가 할 수 있는 최대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재정 지출을 확대하고 기술 발전에 힘쓰고 미래의 새로운 먹거리 산업을 위한 국가의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추진에 대해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던졌다가 안 될 것 같으면 슬그머니 철회하지 말고 반드시 실천하길 기대한다.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니 저희도 협력하고 함께 노력해서 해결해나가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공공의대 설립, 전남 같은 취약 지역에 대한 의대 신설 문제도 신속하게 협의하고 결론을 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당 내부를 향해 “체포동의안 처리 과정의 일로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특히 정부의 폭압으로 인해서 대한민국의 시스템이 붕괴하고 과거로 퇴행하는 일들을 막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번 총선에서 정부의 잘못된 점을 엄히 꾸짖는 심판이 이뤄져야 한다”며 “민주당이 작은 차이를 넘어서 단결하고 단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민들의 삶이 절박하다”며 “그런 문제(체포동의안 가결파 징계)로 우리 역량을 소진하고 시간을 보낼 만큼 현실이 녹록지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일부 강성 당원들과 친명계 일부 최고위원들은 체포동의안 가결파들의 징계를 요구했다. 이 대표가 징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 징계 논란은 매듭지어진 걸로 보인다.

이 대표는 단식 중단 35일 만인 이날 최고위 참석으로 당무에 복귀했다. 돌아온 이 대표 체제의 민주당 앞에는 내년 총선까지 가시밭길이 놓였다. 윤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여당과 오차 범위 내에 머물고 있는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이 대표의 핵심 과제다. 더 많은 중도층이 지지할 수 있는 민주당을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통합과 신뢰 회복이 우선 과제로 꼽힌다.

문제는 총선 공천이 다가올수록 당내 계파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당장 다음달 총선기획단을 어떻게 꾸리느냐에 따라 갈등이 재점화될 수도 있다. 친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 중심의 선대위’를, 비명계 의원들은 ‘통합형 선대위’를 각각 주장하고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민주당에 악재다. 당내에서는 내년 총선 전에 이 대표에 대한 3차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 파기로 훼손된 유권자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가 과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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