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이준석 징계’ 등 당 권력 재편 때마다 개입 논란

유설희 기자

눈 밖에 나면 예외 없어…나경원·안철수 줄줄이 찍혀나가

김기현 사퇴도 ‘윤심’…“정당민주주의에 대한 인식 희박”

대통령실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자 윤석열 대통령이 당무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비판이 22일 제기됐다.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당민주주의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인식이 희박하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은 대선 전부터 일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2021년 12월 이준석 전 대표의 성비위 의혹에 대한 증거인멸 교사 등에 대해 징계를 개시했고, 이 전 대표는 2022년 7월 당원권 정지 6개월 처분을 받았다. 같은 해 10월 당 윤리위는 이 전 대표가 윤 대통령을 ‘양두구육’ 등으로 비난했다는 이유로 당원권 1년6개월 추가 징계 처분을 내리면서 이 전 대표는 당대표직을 잃었다. 집권여당 현직 대표에 대한 사상 초유의 중징계 결정의 이면에는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도 당무 개입 논란은 되풀이됐다.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해 1월25일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앞서 친윤계 초선 의원 50명은 “출마 명분을 위해 대통령 뜻을 왜곡한다”며 나 전 의원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나 전 의원 불출마 배경에도 윤심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대표에 출마했던 안철수 의원 ‘찍어내기’ 논란도 있었다. 윤 대통령이 안 의원을 향해 “실체도 없는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표현으로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사람들은 앞으로 국정운영의 방해꾼이자 적”이라고 경고했다는 사실이 지난해 2월5일 알려졌다.

김기현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전당대회 규칙을 당원투표 비중 70%에서 100%로 바꾸는 과정에도 윤 대통령의 입김이 결정적이었다. 윤 대통령이 당원투표 비중을 100%로 바꾸자는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2022년 12월15일 알려졌고, 같은 날 초·재선 의원들은 당원투표 100%로 의견을 모으는 등 윤심에 따라 움직였다.

김기현 전 대표마저 지난해 12월13일 사퇴했는데 윤심의 영향이 컸다. 윤 대통령은 김 전 대표에게 총선 불출마를 하는 대신 당대표를 계속 맡아 총선을 이끌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시절부터 윤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혀온 한 위원장에 대해 대통령실이 사퇴 요구를 한 이유 역시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역린을 건드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대표를 이렇게 자기 마음대로 갈아치운 사람은 없다”며 “이 정도면 쫓겨난 사람이 아니라 쫓아냈던 사람이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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