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PRT 지뢰밭에 선다는 말 파다”

워싱턴 | 김진호 특파원

현지 둘러본 재미 구호단체 양국주 대표

한국의 아프가니스탄 지방재건팀(PRT) 주둔예정지를 돌아본 재미 긴급 구호단체 ‘열방을 섬기는 사람들’의 양국주 대표(60·사진)는 14일(현지시간)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지에서는 한국 PRT가 지뢰밭에 들어선다는 말이 파다하다”면서 “아직까지 현지 사정에 대한 조사가 충분하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2002년 긴급구호 활동에서 출발해 2007년 아프간에 비정부기구(NGO)를 등록, 지원해오고 있다. 지난해 이후 4차례 현지를 다녀왔으며 최근에는 지난달 8일부터 27일까지 카불과 파르완, 바미안 등지를 다녀왔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 PRT 지뢰밭에 선다는 말 파다”

-직접 둘러본 한국 PRT 주둔예정지의 지역적 특성은 어떻나.

“국도 변에 있는 주둔 후보지 뒷면은 병풍처럼 산이 둘러싸고 있고 완만한 경사면이라 한눈에 들여다보인다. 한데 그곳에서 살랑패스 갈림길까지 약 10㎞ 지점에 지뢰매설지가 많이 눈에 띄었다. 러시아 특수부대가 주둔했던 곳으로 아직도 녹슨 탱크와 막사시설이 방치돼 있었다.”

-국도 변의 치안 태세는 어느 정도인가.

“카불 외곽과 살랑패스로 가는 험준한 길목에 각각 2곳의 검문소를 보았다. 하지만 카불 검문소는 차량차단기조차 없었으며, 살랑패스 검문소 역시 탈레반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차량 통과가 가능해 보였다.”

-한국 정부는 현지의 타지크 주민이 탈레반과 반목해온 만큼 외국 군대 주둔에 우호적이라고 한다.

“그렇지 않다. 탈레반은 오히려 태동단계에서 미국의 도움을 받았지만, 타지크를 중심으로 한 북부동맹은 민족주의 성향을 강하게 보이면서 외세와 거리를 두어왔다. 옛 소련의 침공시절에 비해 다소 누그러졌지만 기본적으로 배타적 민족주의 성향을 갖고 있다.”

-민간인 거주지역(차리카르시)과 인접해 있어 되레 안전하다는 주장도 있다.

“탈레반이 현지 주민들의 민심을 잃지 않기 위해 거주지역 부근을 공격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낭만적인 사고다. 최근에도 카불 시내 쇼핑센터와 유엔 직원숙소 등에 대한 테러 공격이 있지 않았나. 탈레반은 되레 주민지역을 계속 공격해야 주민들이 반 외국인 정서를 갖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한국의 아프간 PRT 활동의 의미를 어떻게 보나.

“700명의 아이들과 50~70명의 임신부가 매일 의료 서비스 부족으로 죽어간다. 평균수명은 45세다. 한국은 공공성 재건 지원보다는 주민들의 삶에 직접 효과를 줄 수 있는 프로젝트를 우선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먼저 주민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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