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북핵 첫 대면 협의…성 김 ‘바이든 대북 메시지’ 주목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미 국무부 특별대표 방한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한·미·일 협의 잇따라
미 대북정책 후속조치 논의

정부, 김 대표 방한 계기로
북·미 대화 재개 진전 기대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 19일 서울에 도착해 4박5일간의 방한 일정에 돌입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한·미 북핵 담당 실무자들의 첫 대면 협의가 이뤄지는 것이어서 이번 협의를 통해 미국이 어떤 대북 메시지를 발신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특별대표는 21일 오전 서울시내 호텔에서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후나코시 다케히로(船越健裕)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과 한·미, 한·미·일 협의를 잇달아 가질 예정이다.

김 대표의 방한 목적은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완료 이후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다. 또한 북한 문제에 있어서 한국·일본 등과 이견이 없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도 포함돼 있다. 김 대표 방한 직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대외전략 방향을 내놓음에 따라 이를 분석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협의하는 것도 중요한 방한 목적에 추가됐다.

김 대표는 19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국 정부의 노 수석대표와 그의 동료들, 일본의 후나코시 수석대표와 그의 동료들과 생산적인 만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김 위원장이 밝힌 ‘대미 메시지’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b>부산항서 이동 준비하는 미군 기갑 전투단</b> 미국 텍사스주에 주둔하고 있는 제1기갑사단 예하 제3기갑여단 전투단(일명 불독여단)이 20일 부산항 8부두에 도착해 이동을 준비하고 있다. 불독여단은 9개월간 한국에 머무르며 미 8군과 미 2사단 및 한·미 연합사단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연합뉴스

부산항서 이동 준비하는 미군 기갑 전투단 미국 텍사스주에 주둔하고 있는 제1기갑사단 예하 제3기갑여단 전투단(일명 불독여단)이 20일 부산항 8부두에 도착해 이동을 준비하고 있다. 불독여단은 9개월간 한국에 머무르며 미 8군과 미 2사단 및 한·미 연합사단을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앞서 18일 전원회의에서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면서 “전략적 지위와 능동적 역할을 더욱 높이고 유리한 외부적 환경을 주동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과의 대화를 거부하지는 않으면서도 대화를 위해 기존 입장을 양보하고 타협할 생각은 없다는 의사표시로 받아들여진다. 대화 재개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와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는 생각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이 같은 입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조율되고 실용적인 접근’을 표방했을 뿐 구체적인 전략이나 대북 제안을 하지 않은 상태임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당장 미국과 대결국면으로 돌입하는 것은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미국의 구체적인 생각을 들어보는 단계까지는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이번 방한 기간 동안 북한이 관심을 가질 만한 대북 메시지를 보낼 경우 국면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번 김 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노딜’ 이후 장기간 교착 상태인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구체적인 협의가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남북 대화와 협력에 대한 지지’를 밝힌 것에 대한 후속 조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대북 제재의 틀 안에서 남북이 협력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미국과 적극적으로 협의할 수 있도록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작됐던 한·미 워킹그룹을 재정비하고 기능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미국에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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