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영내서 '성추행’ 2차 가해 혐의 피고인 구속 중 사망···관리소홀 책임론 대두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국방부 영내서 피고인 사망은 처음

내달 6일, 2차 가해 첫 공판 앞둬

‘성추행 사망 사건’ 규명 난관 전망

국방부 청사.

국방부 청사.

국방부 영내 미결수용시설에 구속수감된 공군 부사관이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성추행 피해 후 사망한 공군 여중사에 대한 2차 가해 혐의로 기소돼 내달 공판을 앞두고 있었다. 국방부 영내 시설에서 피고인이 사망한 것은 처음이다. 국방부의 관리 소홀 책임론이 나오는 이유다.

26일 국방부와 시민단체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성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사건과 관련해 2차 가해 등 혐의를 받던 공군 A 부사관이 전날 오후 2시55분쯤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발견된 장소는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근무지원단 미결수용시설의 화장실이었다. A 부사관은 인근 민간종합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같은날 오후 4시22분쯤 사망했다.

지난달 30일 구속기소된 A 부사관은 성추행 피해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모 중사의 상관으로 내달 6일 첫 공판을 앞두고 있는 상태였다.

군 야전부대 수용시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사례는 있었지만 국방부 영내에서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 관계자들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국방부 근무지원단 미결수용시설에는 독방이 여러 개 있고, 독방 내에 화장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 부사관은 독방에 수용 중이었다.

미결수용시설에는 근무지원단 소속 군사경찰이 상주하고 있고, CC(폐쇄회로)TV도 설치되어 있다. 정기적으로 순찰하는 군사경찰은 수용자가 보이지 않으면 방에 들어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독방 안의 화장실도 살펴야 한다. 이번 A부사관의 경우도 방 안에서 보이지 않자 군사경찰이 들어가 화장실까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근무지원단 소속 군사경찰이 순찰하는 시간, 수용자 방안을 확인하는 시간 등을 철저히 준수했는지는 앞으로 조사를 통해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군 관계자는 “독방 내부에 있는 화장실은 수용자 인권 문제로 CCTV 감시 범위 밖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A 부사관의 사망으로 2차 가해와 협박 등 이 중사가 사망에 이르게 된 원인을 규명하는 작업은 난관에 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달 6일부터 시작되는 공판 과정에서 A 부사관이 재판에 나와 2차 가해 등의 수준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돼 왔기 때문이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A 부사관 사망사건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미결수용시설을 관리하는 군사경찰은 국방부 조사본부 소속이 아닌 근무지원단에 배속돼 있다.

군인권센터는 “대통령이 직접 엄정 수사를 지시했을 만큼 사회적 관심도가 높은 사건에 연루, 기소되어 면밀한 관리가 필요한 상태였다”면서 “그런데도 대낮에 수감시설 내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데는 국방부의 안일한 상황 인식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작년 9월 취임한 서욱 장관은 이번 사건으로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서 장관은 북한 귀순자 경계 실패(2월 17일), 부실 급식·과잉방역 논란(4월 28일), 공군 여중사 사망 사건(6월 9일과 10일, 7월 7일), 청해부대 34진 집단감염 사태(20일) 등으로 여섯 차례 대국민 사과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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