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한·미는 문제 생겨도 충분히 조정할 수 있는 가치동맹”

유정인 기자

미국 CIA의 대통령실 관계자 도청 관련 첫 언급

핵심 관계자 “동맹은 작은 오해나 다툼 극복 가능”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한·미는 이해가 대립하거나 문제가 생겨도 충분히 조정할 수 있는 회복력 있는 가치동맹”이라고 18일 밝혔다. 미국의 한국 국가안보실 도청 의혹과 관련해 첫 입장을 밝히면서 미국에 대한 항의보다는 한·미동맹의 중요성에 방점을 찍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한·미동맹은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 하는 관계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동맹”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이 미국의 도청 의혹과 관련해 직접 메시지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한·미동맹 중시 기조 위에서 도청 문제를 대하겠다는 점을 안팎에 재확인시킨 발언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형제가 여러 이유로 싸울 수 있지만 다툰다고 해서 형제가 아니고 가족이 아닌 것은 아니다”며 “동맹이라도 경제든 다른 사안이든 이익이 부딪힐 수 있지만 신뢰를 바탕으로 이견을 극복할 수 있다면 충분히 그 틀 안에서 해결할 수 있다”고 윤 대통령 발언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미동맹은 큰 가치 아래서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작은 오해나 다툼, 이해충돌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외국 정보기관에 의한 대통령실 관계자 도청 의혹을 ‘작은 오해나 다툼’에 비유한 것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9일 미국 도청 의혹이 불거진 직후부터 한·미동맹 중요성을 거듭 강조해왔다. 이에 비해 적극적인 의혹 해소 움직임은 뒤따르지 않아 야당을 중심으로 정부가 사안 축소에 집중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대통령실은 지난 11일 낸 공식입장문에선 “앞으로 굳건한 ‘한·미 정보 동맹’을 통해 양국의 신뢰와 협력체계를 보다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야당의 의혹 제기는 “한·미동맹을 흔드는 ‘자해행위’이자 ‘국익침해 행위’”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첫 공개 입장 역시 문제 제기보다는 한·미동맹 강조에 무게가 실리면서 비판 여론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지난 1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대통령 직무를 잘못하고 있다고 평가한 이들 중 28%가 부정 평가 이유로 ‘외교’ 분야를 꼽아 1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27%로 5개월 만에 20%대로 내려앉았다.

앞서 언급한 여론조사는 지난 11∼13일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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