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비서진까지 내홍 ‘불똥’

이지선 기자

전 비대위원들 ‘문고리 권력’ 공개 비판 성명

“후보를 둘러싸고 있는 비서진이 오늘의 사태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들이 8일 밤 긴급 회동한 뒤 발표한 성명서에는 이 같은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들은 선대위의 중책을 맡은 의원도, 영입된 외부인사도 아닌 박근혜 대선 후보의 비서진을 왜 공개 비판했을까.

박 후보 비서진은 1998년 박 후보가 정계에 입문한 뒤 함께 일해온 이재만·이춘상 보좌관, 정호성·안봉근 비서관 등 4명이다. 한 친박근혜(친박)계 의원은 “가족과 친척이 없는 후보의 입장에서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이들이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이니 그들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며 “의원들은 언제든 자기 앞가림 먼저 하지만 비서진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비서진이 박 후보와 외부의 다리 역할을 하면서 “이들이 문고리 권력을 쥐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 후보의 ‘불통’이 거론될 때 비서진도 함께 도마에 오르는 이유다. 한 친박 관계자는 “박 후보의 생각이 모호하다 보니 비서진을 통해 그의 기류를 읽으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비서진에 정보가 더 몰리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보좌진이 담당했던 박 후보의 일정과 메시지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이상돈 정치쇄신특위 위원은 9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후보의 메시지와 일정을 짜는 데 있어 상당히 고장이 나 있다”면서 “그런 보좌진이 후보를 안고 가면 제가 볼 때는 (대선이)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인혁당 ‘두 개의 판결’ 발언 등에 보좌진의 책임이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대선기구 관계자는 “새누리당처럼 큰 정당이 박 후보 비서진 때문에 일을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보좌진 중한 인사는 경향신문과 통화에서 이번 논란에 “드릴 말씀이 없다. 비서진은 입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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