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탐구

누가 무슨 차를 타나

박홍두·임지선·장은교 기자

그들의 차는 움직이는 선거대책본부

대선 후보들에게 개인 차량은 ‘움직이는 선거대책본부’다. 전국을 누벼야 하는 후보들은 이동 중에도 끊임없이 일을 한다. 휴식을 취하는 것은 물론, 전화 통화에 연설 준비, 참모와의 전략회의 등이 끊이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는 사무실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 박근혜 에쿠스
서류 빼곡 도시락 필수… 경찰 20명·개인비서 2명 경호 도맡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항상 2008년 구입한 에쿠스 리무진을 탄다. 이 차량은 박 후보에게 ‘사무실’이자 ‘회의실’이고 ‘식당’이다. 차량 뒷좌석은 서류 등으로 항상 가득차 있다. 이동할 때는 쉴 틈 없이 여기저기 전화를 하고 자료를 본다.

[대선주자 탐구]누가 무슨 차를 타나

바쁜 총선 기간에는 거의 차 안에서 도시락을 먹었다. 지난달 31일 오찬 특강을 마치고서도 다음 일정 시간을 맞추기 위해 차 안에서 도시락을 먹었다고 한다. 박 후보는 “흔들리는 차 안에서 도시락 먹는 게 익숙하다”고 말한 적도 있다.

박 후보는 경호에 많이 신경쓰는 편이다. 경찰 인력 20명과 박 후보 개인 비서 2명이 그의 경호를 맡고 있다. 대선 후보 경호는 현장을 사전 점검하는 ‘선발 경호’와 후보 가까이 밀착하는 ‘수행 경호’로 나뉘는데, 특히 박 후보는 여성 후보라는 점을 고려해 여성인 김혜선 경위가 밀착해 경호한다.

박 후보를 오랫동안 보좌해온 개인 비서 2명도 항상 박 후보의 지근거리에서 수행한다. 이 중 한 사람은 항상 박 후보와 같은 차를 타고 움직인다. 박 후보가 개인 일정을 수행할 때는 개인 비서만 데리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끔 ‘과잉 경호’가 아니냐는 말도 있지만 2006년 5·31 지방선거 유세 과정에서 테러를 당한 점을 감안하면 박 후보에 대한 두터운 경호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호원들과 주변 수행원들에 의해 시민과 기자들이 밟히거나 넘어지는 사례가 종종 나오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대선주자 탐구]누가 무슨 차를 타나

■ 문재인 카니발
인터넷·프린터도 구비… 밀착경호 싫어해 자주 시민에 둘러싸여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차량은 사실상 ‘이동식 사무실’이다. 다른 후보와 달리 그의 검은색 카니발 차량에는 사무용 기기까지 구비돼 있다. 이동 중에 늘 정책 자료 등을 검토하고 발언 문구를 다듬기 때문에 그때그때 문서를 출력하기 위해 휴대용 프린터를 차 안에 들여놨다고 한다. 수정한 자료를 다시 캠프로 보내야 하기 때문에 이동식 인터넷 접속 장비도 설치돼 있다.

노무현 대통령 때 청와대에서부터 그와 함께 근무한 김경수 수행팀장은 “캠프에서 보내온 기초 자료들을 본인이 하나하나 다 수정하는데, 특히 통계 수치 같은 건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고 있어서 지적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차량에는 김 팀장과 수행비서 두 명이 함께 타지만, 지방에서 진행되는 일정 때는 한 명이 더 탄다. 그 지역 국회의원이나 그쪽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로부터 해당 지역의 사정과 현안을 듣기 위해서다. 일을 하지 않을 땐 쪽잠을 자거나 트위터를 한다. 경호는 그다지 타이트하지 않은 편이다. 본인이 직접 “경찰 경호는 절대 밀착해서 하지 말라”고 지시해놔서인지 행사 현장에서 문 후보는 거의 항상 시민들에게 둘러싸인다.

[대선주자 탐구]누가 무슨 차를 타나

■ 안철수 카니발
비타민 음료 상시 비치, SNS 소통 공간… 두 번째 차량에 탑승

안철수 무소속 후보 역시 주로 차 안에서 정책 발표나 강연 준비 등을 한다. 특히 그는 신문을 많이 읽는데, 매일 3~4개 종류를 1면부터 마지막 면까지 정독한다. 안 후보에게 차량은 소통의 공간이기도 하다. 얼마 전 시작한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소통도 주로 차 안에서 한다. 안 후보는 휴대전화와 아이패드를 이용해서 치는 타수가 손글씨보다 훨씬 빠르다고 한다. 안 후보가 이동할 때는 보통 넉 대의 그랜드 카니발이 움직인다. 다른 후보들처럼 경호팀 차량이 맨 앞에 나서고 두 번째로 후보가 탄 차량이 간다. 공보팀 차량과 수행팀 차량이 뒤를 잇는다. 경호차량을 제외한 석 대의 차량은 모두 대선 출마선언 이후 빌린 것이다. 모두 같은 종이고 후보 차량만 은푸른색으로 구분된다.

안 후보 차량에는 늘 물과 비타민 음료가 비치돼 있다. 현장 방문에 대비한 등산화도 자주 구비된다. 그리고 행사 중 즉석에서 사인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 경호팀은 늘 매직펜을 가지고 다닌다. 차량에는 1년 전부터 그를 경호해온 홍재환씨와 허영 비서팀장 등이 동승한다. 경찰에서 파견된 경호팀은 총 15명이다. 보통 두 팀으로 나눠 한 팀은 후보보다 먼저 현장답사를 하고 후보가 도착하면 다음 일정 장소로 간다. 후보와 동행하는 허영 비서팀장은 “몰려드는 지지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접근을 막아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분이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대변인과 안 후보의 일정을 촬영하는 방송요원, 공보팀원이 늘 후보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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