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새정치’ 명분 내세우며 공세… 벼랑 끝 최후통첩 직접 ‘승부수’

김진우 기자

기로에 선 ‘단일화’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16일 또다시 ‘강수’를 뒀다. 단일화 협상 잠정중단을 선언한 지 사흘 만에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당 혁신 실천의지 표명 등을 전제로 양자 회동을 제의한 것이다.

안 후보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에게 “국민이 요구하고 있고 민주당 내에서 이미 제기되고 있는 당 혁신과제를 즉각 실천에 옮겨달라”고 말했다. “(문 후보가) 단일화 과정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실질적인 재발방지책도 마련해 달라”고도 했다. 안 후보는 이런 문제들이 선결될 경우 두 후보가 만나서 단일화 결론을 내자고 제안했다.

안 후보의 제안은 ‘벼랑 끝 전술’에 가깝다. ‘후보 등록일(25~26일) 전 단일화’를 합의한 것을 고려하면 단일화 일정이 열흘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문 후보가 직접 나서 해결해야 한다고 승부수를 띄운 셈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 후보는 “어제 다시 출마선언문을 꺼내 읽었다”며 출마 당시의 ‘초심’을 강조했다. 자신의 출마 이유가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과 아울러 ‘새정치에 대한 기대’라는 점을 들면서 이에 대한 진정성을 강조한 것이다.

안 후보는 특히 “지난 4·11 총선의 패배를 반복해서는 안된다. 더 이상 국민의 마음에 실망과 상처를 내서는 안된다”고 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새정치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계파 이익 나누기에 몰두한 탓에 국민의 외면을 받은 점을 지적한 것이다. ‘단일화 국면’으로 들어가면서 사그라지고 있는 ‘새정치’를 실천하려는 의지와 모습들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안 후보 측 핵심관계자는 “민주당 새정치위원회에서 제기한 혁신안들을 찾아보면 다 나와 있다”며 “그런 걸 하겠다는 실천의지를 보여준다면 문 후보와 만나겠다는 것이고, 더 이상 모른 척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했다.

안 후보가 이날 민주당 혁신을 강하게 요구한 것은 안 후보가 출마선언 때부터 강조해온 ‘선거과정에서부터의 정치쇄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누가 단일후보가 돼도 국민의 동의를 얻기 힘들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새정치’를 명분으로 문 후보 측을 압박함으로써 교착상태에 빠진 단일화 협상 책임론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협상복귀의 명분으로 삼겠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민주당 측을 ‘낡은 정치’의 틀에 묶어둠으로써 향후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도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고, 나아가 대선 과정 전반을 ‘낡은 정치 대 새정치’의 구도로 끌어가겠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안 후보 측의 강수 속에선 출구를 열려는 모습도 보인다. 안 후보는 “문 후보가 확고한 당 혁신에 대한 실천의지를 보여주면, 바로 만나서 새로운 정치의 실현과 얼마 시간이 남지 않은 단일화 과정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의논했으면 한다”고 했다.

다만 안 후보가 문 후보 측에서 요구해온 ‘가시적인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는 형식이 됐지만, 협상 재개의 조건으로 민주당 쇄신을 내세운 게 오히려 출구전략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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