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 정면충돌… 단일화 고비

구혜영·장은교 기자

안철수 “문, 당 혁신 먼저” 문재인 “안, 과장된 보고 받아”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 협상 중단 사태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안 후보는 협상 중단 사흘째인 16일 단일화 재개 조건으로 ‘선 민주당 혁신, 후 후보 회동’을 제안했다. 반면 문 후보는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를 안 후보가 잘못 보고받은 것이라고 반박하며 맞섰다. 후보 등록일을 10일 앞두고 양측 대치가 격화되면서 야권후보 단일화 정국이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문 후보와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후보가 민주당 혁신에 대한 확고한 실천의지를 보여주면 바로 만나 새로운 정치 실현과 단일화 과정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의논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과의 대화 도중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밝힌 긴급 기자회견 내용을 읽고 있다(왼쪽 사진).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공평동 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후보와 국민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 강윤중·김영민 기자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과의 대화 도중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밝힌 긴급 기자회견 내용을 읽고 있다(왼쪽 사진).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공평동 캠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후보와 국민께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 강윤중·김영민 기자

안 후보는 “문 후보가 낡은 사고와 행태를 끊어내고, 국민이 요구하고 민주당 내에서 이미 제기되고 있는 혁신과제를 즉각 실천에 옮겨달라”며 “(단일화 협상 중단을 초래한) 지금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안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안 후보의 언급은) 이해찬 대표 사퇴론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문 후보의 리더십을 저해하는 요소는 제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 후보는 이날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오마이TV <열린 인터뷰>에 나와 “안 후보 쪽의 상황을 보면 주변에서 자극적이고 과장해 (안 후보에게) 보고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단일화 협의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가 보고되지 않은 건 없다”며 “크게 문제가 돼 판이 깨질 만한 사정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가 언급한 민주당 혁신이 지도부 사퇴라는 해석에 대해 “선의의 충고가 고마운 일이지만 약간 아슬아슬한 점이 있다”며 “어떤 것은 저희에게 맡겨야 할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문 후보 선대위 시민캠프의 안도현 공동대표는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 후보 측이 ‘누구를 빼라’며 몽니를 부리고 있는데, 앞으로 안 후보는 무엇을 내려놓을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브리핑을 통해 “우리 당원들이 구정치 세력으로 규정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 구정치 세력으로 규정되는 건 모욕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문 후보 선대위원장단은 단일화 협상 중단 사태에 책임지겠다며 일괄 사의를 표명했지만 문 후보는 그럴 일이 아니라며 반려했다.

하지만 두 후보가 후보 등록 전 단일화를 약속한 만큼 이르면 이번 주말쯤 만나 문제 해결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지금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단일화 국면을 풀려면 후보 간 담판 밖에 없다”며 회동 필요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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