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후보들 논란에 과잉 옹호…‘충성 경쟁’ 향하는 대선

문광호 기자

권인숙, 이재명 아들 혐오 발언 지적에 “안타깝지만 평범”

김재원 “김건희, 제목 근사하게 쓴 것뿐” 기획공세로 몰아

“후보에게 부정적” 여론 반감 우려 내부서도 ‘자중’ 목소리

<b>나란히 앉은 윤석열·이재명, 시선은 반대로</b>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오른쪽),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열린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 89주기 추모식’에서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의 추모사를 들으며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나란히 앉은 윤석열·이재명, 시선은 반대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오른쪽),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열린 ‘매헌 윤봉길 의사 순국 89주기 추모식’에서 황기철 국가보훈처장의 추모사를 들으며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대선 주자의 가족 의혹이 잇달아 불거지면서 대선 경쟁이 뒷수습 대결로 전개되고 있다. 각 당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엄호성 발언을 쏟아내지만 의혹에 대한 납득할 만한 해명보다 후보에 대한 충성경쟁식 반박이나 과도한 음모론 제기로 변질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장남에 대한 불법 도박 의혹이 불거졌고, 장남이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여성 혐오적인 발언들을 남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선거대책위원회 성평등자문단장인 권인숙 의원은 지난 16일 “그런 식의 발언들은 너무 많이 경험해서 굉장히 안타깝지만 평범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에 최지현 국민의힘 선대위 수석부대변인은 18일 권 의원을 유독가스를 감지하는 새, 카나리아에 비유하며 “노동운동가이자 여성운동가였던 권 의원이 불법 도박과 불법 성매매 의혹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이 후보의 아들까지 비호하고 나섰다”고 말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택시기사에게 들은 내용이라며 이 후보 아들 의혹 제기가 국민의힘의 기획이라고 주장했다.

의혹 뒷수습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다. 과잉 옹호로 논란이 재생산되는 것도 유사하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SBS 라디오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대학 강사·교원 임용 과정에서 허위 이력을 기재한 의혹에 대해 “(이력서) 제목을 좀 근사하게 썼을 뿐 표현이 좀 과장되게 부풀려졌다”고 했다.

국민의힘 내에선 윤 후보의 ‘여권의 기획공세’ 주장에 힘을 싣는 목소리도 이어진다. 성일종 의원은 지난 17일 “언론에서 보도하고 나니까 곧바로 민주당 의원이 자료를 들고 이곳(기자회견장)을 나갔기 때문에 우리 후보는 이것이 기획공세라고 얘기를 할 수 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잉 엄호가 이어지자 양당 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후보에 대한 과잉충성식 해명이나 음모론 제기가 여론의 반감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로 보인다. 박광온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장은 지난 18일 의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공작설은 우리 선대위 관계자나 의원들이 직접 언급하지 않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며 “우리 후보의 아들을 감싸는 의견을 내시는 의원들도 고마운 일이나, 후보의 사과 의미를 반감시키거나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결과가 될 수 있기에 자제해주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의혹을 거세게 비판한 만큼 김씨 의혹을 섣불리 옹호했다간 ‘내로남불’이라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18일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에서 한 청년이 국민의힘을 향해 ‘조국을 감싸주던 민주당과 다를 게 뭐가 있냐’며 김재원 최고위원의 발언을 게시하자 “박근혜 (정부) 정무수석 하면서 박근혜 망친 사람이 이젠 윤석열도 망치려고 장난질이네. 나 참 어이없다”고 반응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장은 기자와 통화하면서 “후보 주변에서 자꾸 한마디씩 하는데 국민적 눈높이와 턱없이 거리가 먼 발언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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