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연이틀 ‘식사정치’···김기현 향한 ‘무언의 지원’

정대연 기자    이두리 기자

지도부·초선에 이어 윤창현 등 의원들 불러

김 여사도 여성의원들 만나 “많이 도와달라”

김기현·안철수 접전 상황 ‘당 장악력 높이기’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21일 설 명절을 맞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사진 크게보기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21일 설 명절을 맞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여당 의원들과 적극적인 ‘식사정치’에 나섰다. 윤 대통령 부부는 소탈함을 무기로 의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당 장악력을 높이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 26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주호영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의 오찬에 이어 저녁엔 한남동 관저에서 여당 일부 초선의원들과 만찬을 했다. 강대식·권명호·신원식·임병헌·최춘식·태영호 의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주를 곁들인 자리는 3시간가량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의원들과 최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스위스 순방, 난방비 급등, 지난 대통령 선거운동 등을 주제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당·정 간 합심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27일에도 윤창현 의원 등 일부 여당 의원들과 만찬을 했다. 한 여당 의원은 “앞으로도 몇몇 사람씩 편하게 만남을 계속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이날 한남동 관저에서 김영선·조은희·양금희·김미애·황보승희 등 국민의힘 여성의원 10명과 2시간 동안 퓨전중식으로 오찬을 했다. 김 여사가 정치권 인사들과 단독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식사 자리에서는 결혼, 육아, 출산 후 사회 활동, 한 부모 가정, 저출산, 발달장애 아동, 입양, 순방 등을 주제로 대화가 오갔다고 한다. 김 여사는 본업인 전시, 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대통령 부인으로서의 고충을 드러냈다고 한다.

김 여사는 인사말에서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하면서 “대선 때 많이 고생하셔서 꼭 초대하고 싶었는데, 관저 공사가 늦게 끝나고 순방을 다녀오는 바람에 늦었다”며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김 여사는 임이자 의원이 윤 대통령과 결혼한 이유를 묻자 “솔직하고 정이 많다. 허름한 점퍼를 입고 다니는 게 안쓰러워서 결혼했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김 여사의 본인 지역구 방문을 요청하는 등 오찬은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말까지 활발히 식사 자리에서 여당 의원들과 만나왔다. 지난 11월에는 관저에서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관계자) 권성동·장제원·이철규·윤한홍 의원과의 부부 동반 만찬,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 등을 이어갔다. 같은 시기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과도 독대 만찬을 했다. 이후 연말연초 부처 업무보고, 해외 순방 등으로 여당과의 오·만찬이 한동안 뜸했다.

윤 대통령 내외가 국민의힘 의원들과 접촉을 늘린 시점을 두고 당에서는 여러 말이 나온다. 3·8 전당대회가 약 40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당원투표 100%로 규칙 개정, 나경원 전 의원 출마 저지 시도 등 문제로 친윤(석열)계와 비윤계 간 ‘윤심(윤 대통령 의중) 전대’ 논란이 뜨겁다. 여당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지금까지도 여당 의원들과 자주 식사 자리를 가진 것으로 안다”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전당대회가 임박한 시점에 내년 총선 공천에 애가 닳아있는 의원들을 부르는 의도가 뻔하지 않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윤 대통령 내외가 최근 만난 의원들 중에는 여당 주류에서 다소 벗어나 있던 초선·여성의원들이 많았다. 윤 대통령이 직접 김기현 의원을 지지해달라고 말하지 않더라도 의원들이 그렇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한 여당 관계자는 “유승민 전 의원·나 전 의원이 당 대표로 선출될 가능성을 차단했는데도 김 의원이 안철수 의원과 접전을 벌이는 상황을 용산(대통령실)이 불안해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안 의원 측은 전당대회가 임박한 시점에서 활발해진 윤 대통령 식사정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 대통령이 아직 안 의원을 관저로 초청하지 않은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윤 대통령 부부는 지난 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여당 의원들과의 신년인사회에서 안 의원에게 관저 초청 뜻을 밝혔다. 안 의원 측은 이날 “아직 초청 연락을 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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