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2010년 4월·5월 두차례 핵실험”

워싱턴 | 유신모 특파원·손제민 기자

네이처, 핵 전문가 논문 보도

정부 “핵실험 단정은 어려워”

북한이 2010년에도 소규모 핵실험을 두 차례 실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세계적 권위의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스웨덴 핵 전문가의 논문을 인용해 “북한이 2010년 4월과 5월에 두 차례 비밀 핵실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은 2006년과 2009년 각각 핵실험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네이처는 스웨덴 국방연구원의 핵 전문가 라스 에릭 데 예르가 2010년 5월 한국·일본·러시아의 핵물질 감시 관측소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이하 조약기구) 국제 모니터링 시스템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전했다.

데 예르는 각국의 데이터를 1년 동안 연구한 끝에 북한이 2010년 4월 중순과 5월11일쯤 두 차례 핵실험을 했으며 출력은 TNT 50~200t이 폭발한 정도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는 핵실험 장소로 북한이 2006년과 2009년에 핵실험을 했던 길주 풍계리 만탑산을 지목했다.

데 예르는 데이터에 나타난 제논-133과 제논-133m, 바륨-140, 란타늄-140 방사성물질 비율을 조사한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이 데이터에서 나타난 제논 동위원소 비율은 우라늄을 포함한 빠른 핵반응이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핵실험이 플루토늄이 아닌 우라늄을 이용한 ‘핵융합 촉진 방식’일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제논은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지 않는 기체 상태의 방사성물질이며 바륨-140은 제논보다 더 짧은 시간 동안만 자연계에 존재할 수 있다. 란타늄-140은 바륨-140의 방사성 붕괴 결과물이다.

데 예르는 “이 같은 소규모 출력의 실험은 수소 핵융합으로 촉진되는 핵무기 제작을 위한 첫 단계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부 고성능 핵무기 체계에서는 중수소와 삼중수소의 융합반응을 이용해 핵분열을 촉진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북한이 이 방법을 실험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데 예르는 이 데이터가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010년 5월12일 핵융합 실험 성공을 발표한 것과도 관련이 있음을 시사했다. 당시 북한은 “조선의 과학자들이 핵융합 반응을 성공시키는 자랑찬 성과를 이룩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프린스턴 대학의 프랭크 반 히펠 교수는 두 차례의 핵실험 횟수와 핵융합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았으나 “데 예르의 연구 결과는 모종의 핵분열 물질 폭발이 있었음을 확인시켜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핵폭발이 있었다면 지진파가 나타났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데 예르의 결론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원자로 사고로 핵물질이 대기 중에 퍼졌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데 예르는 “조약기구 검증 시스템은 이 정도 작은 출력의 지하 핵실험도 추적할 수 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과학적 토론이 이뤄지고 조약기구가 공식적인 결론을 내려줄 것을 기대했다. 데 예르의 논문은 과학전문지 ‘과학과 세계안보’ 4·5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정부 당국자는 “2010년 5월 제논이 8배 이상 검출됐다는 보고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제기했다”면서 “그것만으로는 북한이 핵실험을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핵실험이 아니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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