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독자 행동일까…박 대통령 ‘자체개혁’ 요구 이틀 만에 성명

구혜영 기자

원본 열람 앞두고 ‘안보 위협론’ 의구심

국가정보원의 성명은 시점과 내용, 형식 등 여러 측면에서 강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우선 성명을 발표한 시점부터 예사롭지 않다. 지난 8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정원 자체 개혁을 요구한 지 이틀 만이다. 야권에선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센 때였지만, 박 대통령은 “스스로 개혁안을 마련하라”며 사실상 남 원장의 손을 들어줬다.

오는 15일부터 국회는 국가기록원의 회의록 원본을 열람할 예정이다. 열람·공개가 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발언 해석 공방이 불가피하다.

성명 내용은 논란을 확대하고 있다. 국정원은 서해공동어로구역 설치를 남북 정상이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정원은 서해공동어로구역 설치로 남측 군대가 철수할 경우 우려 사항을 열거했다. 회의록 공개 이유를 “국가 안보를 위해서”라고 했다. 국정원 정치개입 비판에 ‘안보 위협론’을 앞세우는 목적이 의아해 보인다.

성명 형식 또한 부적절하다. 정보기관이 한창 불붙고 있는 논란을 두고 정치적 해석을 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배경을 종합하면 국정원 단독 행동이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오전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국정원 개혁, 할 만큼 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정문헌 의원은 CBS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남북이 서해평화협력지대를 합의한 게 본질”이라고 했다. 국정원 기습 성명 뒤에 거대한 ‘여권 커넥션’이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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