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처가 문제 ‘분리 전략’ 내세웠지만 대선 행보 타격 불가피

박순봉·유설희 기자

리스크 현실화…‘실형 선고’ 나오자 무대응 기조서 ‘원칙론’ 선회

남아 있는 의혹들 더 ‘혹독한 검증’ 예고…야권 내 입지도 ‘불안’

YS 기념관 찾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김영삼대통령기념관에서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의 설명을 들으며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윤 전 총장 측 제공

YS 기념관 찾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김영삼대통령기념관에서 김현철 김영삼민주센터 상임이사의 설명을 들으며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윤 전 총장 측 제공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첫 검증의 무대부터 휘청였다. 윤 전 총장의 장모 최모씨가 이날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면서 ‘처가 리스크’가 현실화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법 적용에 예외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공정’을 강조하면서 처가와 대선 주자로서 본인의 행보를 분리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공정과 법치주의를 내세운 윤 전 총장으로선 이미지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장모의 ‘요양병원 급여 관련 의혹’ 이외에도 주가조작 의혹 등 다른 사건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그의 가족 논란은 대선 가도에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여권의 공세는 거세지고, 국민의힘 등 야권 내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검증의 초기단계부터 흔들렸다는 점에서 야권 내 안정적 후보로서의 입지도 위협받게 됐다.

윤 전 총장은 선고 후 40여분 만에 대변인실을 통해 “그간 누누이 강조해왔듯이 법 적용에는 누구나 예외가 없다는 것이 제 소신”이라고 밝혔다. 당초 윤 전 총장 캠프는 “별도 입장을 말씀드릴 계획이 없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캠프 사무소 관계자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무죄가 나든, 유죄가 나든 ‘윤석열 캠프’에서 얘기를 하면 그게 정치적으로 여러가지 해석이 될 수 있다”며 무대응 기조 이유를 말했다. 그러나 ‘실형 선고’가 나오자 대응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의 발언은 최씨의 범법 행위에 따른 유죄 판결과 자신의 행보를 분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장모를 ‘누구나’로 표현해 타자화하고, 가족의 유죄 판결에도 “예외가 없다”며 공정의 가치를 그대로 가져가겠다는 취지로도 읽힌다.

그러나 출마선언을 한 지 사흘 만에 터진 장모 유죄 선고는 ‘공정’을 강조해온 대선 주자로서 치명상임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그의 장모가 ‘나랏돈을 편법으로 빼돌렸다’는 혐의가 이날 1심에 이어 대선 전에 대법원에서 확정된다면 윤 전 총장의 ‘공정’ 이미지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향후 검증의 시간이 혹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모와 부인의 주가조작 의혹을 비롯한 ‘처가 리스크’ ‘X파일’ 등 아직 검증되지 않은 여러 의혹이 여럿 남아 있다. 결과에 따라 여권의 ‘내로남불’을 공격해온 윤 전 총장이 도리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야권 내 유력 주자의 입지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미 야권에선 ‘윤석열 대안론’으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대선 출마를 고심하고 있고, 초선인 윤희숙 의원도 출사표를 던지는 등 국민의힘 내 경선에도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윤 전 총장이 안정적 후보라는 이미지를 주지 못할 경우, 국민의힘이 전략적으로 윤 전 총장을 회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선거 캠프 사무소 개소와, 전직 대통령 기념관 방문 등 대선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서울 동작구 김영삼대통령기념도서관을 방문해 김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씨를 만나 “이제 (김 전 대통령) 그분이 그토록 지키고자 애쓰셨던 민주주의가 다시는 반민주, 반법치 세력에 의해 유린되지 않도록 수호하는 것이 우리 후대의 책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 마포구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을 찾아 좌승희 재단 이사장에게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우리 현대사의 빛나는 업적을 생생히 파악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Today`s HOT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이·팔 맞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인도 스리 파르타샤 전차 축제 체감 50도, 필리핀 덮친 폭염
시위대 향해 페퍼 스프레이 뿌리는 경관들 토네이도로 쑥대밭된 오클라호마 마을 페루 버스 계곡 아래로 추락 불타는 해리포터 성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