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광기 익숙해진 민주당···광야 홀로 서 있는 느낌이었다”

심진용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균형과 민생안정을 위한 선대위 합동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비상대책위원장이 25일 오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우리당이 반성하고 변하지 않으면 우리에서 어떤 희망을 찾을 수 있겠느냐”며 지지를 호소했다. 당내 성비위 사건에 대해 강경 입장을 내놓으면서 당내 주류 세력으로부터 ‘내부 총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박 위원장이 정면 돌파 의지를 재차 드러낸 것이다.

박 위원장은 이날 오후 SNS에 ‘더 이상 암흑의 겨울 속에 살 수는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집권은 혐오와 차별, 분열과 갈등이 가득한 암흑의 겨울과 같다”며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고 공언하고, 여성할당제를 없애는 것이 공정이라 주장하는 윤 정부의 하루하루가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에게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대표의 시대가 확장되는 것을 막는 것은, 삶의 빛을 되찾는 일”이라며 6·1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지지를 호소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민주당 주류세력으로 화살을 돌렸다. 그는 “부끄럽게도 우리당의 벽도 윤석열, 이준석의 벽보다 낮지 않다”며 “성폭력을 징계하겠다는 저에게 쏟아지는 혐오와 차별의 언어는 이준석 지지자들의 것과 다르지 않았고, 제식구 감싸기와 온정주의는 그들보다 오히려 더 강한 것 같았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가장 가슴 아팠던 것은 저를 향한 광기 어린 막말이 아니었다”며 “그 광기에 익숙해져버린, 아무도 맞서려 하지 않는 우리당의 모습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광야에 홀로 서 있는 느낌이었다”고 적었다.

박 위원장은 “적어도 우리가 ‘민주당’이라면 피해자를 가해자로부터 지켜내야 한다”며 “사건의 진실을 감춰도 안되고, 선거를 이유로 조사와 징계를 미뤄서도 안된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그런데 가해자 편을 드는 이들이, 진실을 밝히는 일을 ‘내부총질’이라 폄하했다. 피해자에게는 무차별적인 2차 가해를 했다”며 “명백한 폭력이다. 민주당은 이 폭력 앞에 침묵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위원장은 성폭력 의혹을 받은 박완주 의원을 제명 조치했고, 성희롱 발언 의혹을 받은 최강욱 의원에 대해서는 당 윤리심판원 소명 절차를 지시하겠다고 했다. 이같은 강경 대응에 대해 민주당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비판이 이어졌고, 최 의원 징계 절차는 선거 뒤로 미뤄졌다.

박 위원장은 “우리당이 반성하고 변하지 않으면 우리는 어디에서 어떤 희망을 찾을 수 있겠느냐. 어떻게 이 혐오와 차별의 시대를 끝낼 수 있겠느냐”면서 “우리당이 반성하고 변해야 한다는 외침은, 우리가 사람답게 안전하게 살아야 한다는 절규”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 앞에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드린다”며 “저와 함께 윤석열 정부가 만든 암흑의 겨울을 거둬내는 따뜻한 햇살이 되어 주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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