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경영평가 받는 공기업들, 박순애 회장인 학회에 ‘줄후원’

박하얀·남지원 기자

박 후보자, 경영평가단장 등 재직

3년 후 한국행정학회 회장 시절에

평가 대상 공기업들이 ‘후원·광고’

사외이사 이어 또 ‘이해충돌’ 논란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기획재정부 공기업·준정부기관 경영평가단(이하 경영평가단) 단장을 지낼 당시 평가 대상이었던 일부 기관이 지난해 박 후보자가 회장으로 있던 한국행정학회 학술대회에 후원과 광고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경영평가단 활동 전후로 평가 대상 공기업 사외이사를 지낸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제기된 데 이어 전관예우로 보이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10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박 후보자가 한국행정학회 회장 재임 때인 지난해 6월23일부터 25일까지 열린 ‘2021 한국행정학회 하계공동학술대회 및 국제학술대회’를 후원한 기관 11곳 가운데 경영평가단의 평가를 받는 곳은 부산항만공사,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한국환경공단 등 총 4곳으로 파악됐다. 각 기관이 학회에 지급한 후원금 규모는 400만~500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철도, 한국전력 등은 이 학술대회에 광고를 냈는데 이들 또한 모두 경영평가단의 평가를 받는 공기업이다.

박 후보자는 2017년 3월2일~12월30일 경영평가단장을, 2014년에는 부단장을 맡는 등 2004년 이후 총 11차례 경영평가단에 참여했다.

공공기관들의 학회 후원이 이뤄진 시점은 박 후보자가 경영평가단장에서 물러나고 3년이 지난 때이지만, 단장 퇴임 다음다음 연도부터는 언제든 경영평가단으로 복귀할 수 있어 공공기관들에는 박 후보자가 ‘관리 대상’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행정학회 측은 해당 공기업·기관들이 후원한 이유에 대해 “부처나 공공기관들과 공동으로 세션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사학연금공단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학술대회 프로그램 발표자로 참여했다. 하지만 부산항만공사, 한국환경공단은 별도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영평가단 활동 이후 자신이 평가했던 공공기관들로부터 후원받는 것이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질의에 “평가 기간 중이 아님에도 제재하는 것까지는 무리가 된다고 보여서 운영 규정상으로는 (제재하지 않는다)”면서도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는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 측은 학회장 재임 당시 후원에 관여했느냐는 질문에 “청문회에서 설명하겠다”고만 밝혔다.

앞서 박 후보자가 경영평가단 활동 전후로 공공·민간 기업들의 사외이사를 맡았던 전력들이 알려지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영평가단 민간위원으로 위촉됐던 시기인 2007~2009년 평가 대상인 한국환경공단 비상임이사로 재직했고, 경영평가단장 활동을 마무리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인 2019년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상임이사로 선임됐다.

경영평가단장 활동 중인 2017년에는 KB국민은행 사외이사도 겸직했는데 국민은행은 이 시기에 공공기관인 국민연금공단의 주거래은행 선정 입찰 등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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