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워크숍 돌입…당권경쟁 '이재명, 홍영표' 같은조 편성 "죽음의 조냐"

예산|탁지영 기자 ·|김윤나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새롭게 도약하는 민주당의 진로 모색을 위한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새롭게 도약하는 민주당의 진로 모색을 위한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3일 1박 2일간 의원 워크숍을 열고 6·1 지방선거 패배로 커진 내홍 수습을 시도했다. 의원들은 대선·지방선거 패배 평가, 당 혁신 방안, 전당대회 규칙 등을 두고 백가쟁명식 토론을 벌였다. 당 일각에서 8·28 전당대회 불출마 요구를 받는 이재명 의원이 참석해 관심이 쏠렸다. 이 의원은 친문재인계 전해철 의원의 당대표 불출마 선언을 두고 “특별한 의견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민주당 의원 155명은 이날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1박2일간 의원 워크숍을 열고 당의 진로를 주제로 토론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연이은 선거 패배 후유증을 극복하고 다시 힘차게 전진하기 위해 오늘 워크숍을 마련했다”며 “본인과 다른 견해를 이야기한다고 해서 마음 상하지 말고 동지애를 갖고 토론해달라”고 당부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우리는 파사현정(사악하고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냄)의 자세가 필요하다”라며 “치열하게 토론하고 확실한 쇄신과 탄탄한 단합의 길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워크숍에는 이재명 의원이 참석해 관심을 끌었다. 이 의원은 조별 토론에 들어가기 직전 취재진과 만나 “모두가 선배 의원님들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잘 경청하겠다”라고 밝혔다. 당대표 출마 결심을 굳혔냐고 질문하자 “아직 어떤 결정할 상황이 아니기에 의원들을 포함해 당원들, 국민 여러분의 의견을 낮은 자세로 열심히 듣고 있다”고 했다. 친문재인계 전해철 의원이 전날 당대표 선거에 불출마하며 자신의 동반 불출마를 촉구한 데 대해선 “특별한 의견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의원들은 청록색 반소매 티셔츠를 맞춰 입고 무작위 추첨으로 조를 뽑아 비공개 토론에 돌입했다. 이재명 의원은 친문재인계 당권 주자인 홍영표 의원과 같은 14조에 들어가 눈길을 끌었다. 당내 일각에선 “죽음의 조” “원수가 외나무 다리에서 만났다”는 반응이 나왔다. 두 의원이 속한 14조는 민생 경제, 가상화폐 대처 방안에 대해 깊이 토론했다고 조별 토론 직후 신현영 대변인이 전했다. 이 의원은 거의 발언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친이재명(친명)계 김남국·김용민 의원과 비이재명계(비명)계 박재호·신동근 의원이 만난 6조도 주목받았다. 박재호, 신동근 의원은 공개적으로 이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촉구해왔다.

6·1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 후 공식 의원 행사 참석이 처음인 이 의원은 이날 “초선의원으로서 열심히 하겠다”라고 의원들에게 인사했다. 곧이은 의원모임별 평가 보고 시간에서는 이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겨냥한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당 최대 의원모임 ‘더미래’ 소속 송갑석 의원은 “이회창의 길을 따라가선 안 된다”며 이 의원 출마에 반대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1997년 대선 패배 후 8개월 만에 당 총재(대표)가 됐으나 2002년 대선에서 패한 바 있다. 송 의원은 “태극기 부대를 등에 업은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실패한 사례도 참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얼굴이 당 지도부 나와야 한다는 주장도 잇따랐다.재선의원모임 논의를 진행한 정춘숙 의원은 “통합형 집단지도체제,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 후보 출마가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의 오기형 의원은 “지도부로 새로운 인물이 필요하지만, 97세대(90년대 학번·70년대생)로 특정하는 것은 구태의연하다”고 했다. 오 의원은 “지방선거에서 송영길·이재명 후보 공천이 부적절했다”면서도 “선거 평가에서 특정 인물 책임론으로 가선 안 된다”고 밝혔다. 초·재선 의원 상당수는 “배타적 팬덤정치를 극복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자유토론에서는 “대선·지방선거 당시 지도부와 선거를 이끌었던 사람들도 패배에 책임져야 한다” “당내 성비위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와 쇄신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민주당은 24일 조별 토론결과를 종합 발표하고 결의문을 채택한다. 결의문에는 당 내홍 수습과 단합을 다짐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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