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보고 뽑았다더니…대통령실 “유튜버 누나 어떤 일 했는지 모른다”

심진용 기자

대통령실 근무 문제 되자 “연좌제”

정작 안씨 사의 표명하자 안 붙잡아

과거 이력 논란엔 “알지 못한다”

용산 대통령실 청사. 연합뉴스

용산 대통령실 청사.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욕설 시위를 벌이던 극우 유튜버의 누나 안모씨가 13일 대통령실에 사표를 제출했다. 대통령실은 “안씨가 굉장히 부담을 느껴서 사직서를 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날 대통령실은 안씨의 대통령실 근무를 문제삼는 것에 대해 “연좌제나 다름없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에서 안씨의 사임에 대해 “어제 (안씨의 대통령실 근무) 기사가 갑작스럽게 굉장히 많이 나왔고, 본인이 굉장히 부담을 느껴서 사직서를 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씨는 문 전 대통령의 경남 양산 사저 앞에서 욕설·고성 시위를 벌였던 극우 유튜버 안정권씨의 누나다. 지난해 11월 무렵 윤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합류해 영상 편집 관련 일을 했고, 윤 대통령 당선 후에는 대통령실에 채용돼 홍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관실 행정요원으로 근무했다. 전날 안씨의 대통령실 근무 사실이 확인되면서 안정권씨와 연계한 비판 여론이 높아졌고, 이에 대통령실측은 ‘연좌제’라고 반박하며 “안씨의 채용 과정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밝혔다. 안씨의 능력을 보고 대통령실에 채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이날 브리핑에서 안씨의 어떤 능력을 보고 채용하게 되었느냐는 질문에 “확인해 드릴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안씨의 사퇴를 만류하는 과정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똑같은 답변을 내놨다. 안씨 채용을 비판하는 것은 ‘연좌제’라고 비판하면서도, 막상 안씨가 사의를 표시하자 붙잡지는 않았던 셈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안씨도 안정권씨와 사실상 유튜브 채널을 같이 운영한 주체라고 할 수 있는데, 여전히 연좌제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분이 이전에 어떤 일을 했는지 대해 저희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안씨가 윤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수 개월간 일을 했고, 대통령실 직원으로 신원조회 등 절차까지 거친 것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이력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해명이 사실이라면, 어떤 근거로 안씨를 채용했느냐는 비판 또한 제기된다.

안씨는 동생 안정권씨가 설립한 회사 ‘GZSS’에서 일하며 유튜브 채널 ‘GZSS TV’ 운영을 도왔다. GZSS TV는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을 비하하는 방송과 집회 등을 꾸준히 했다. 폭력적인 내용으로 GZSS TV가 유튜브에서 영구정지 처분을 받자, 안정권씨는 자체 영상 플랫폼 ‘벨라도’를 만들어 활동을 이어왔다. 누나 안씨도 안정권씨의 벨라도 일을 도왔고, 합동방송에 나서기도 했다.

안씨 사임 이후로 논란은 오히려 확산하는 양상이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안씨의 채용 경위를 밝히라는 글을 올리고 “세간에는 인사권을 대통령 아닌 부인이 휘두르고 있다는 소문으로 들끓고 있다”고 적었다.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안씨 채용에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냐는 의혹 제기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안정권씨가 윤 대통령 취임식에 특별초청을 받은 사실을 거론하며, 안씨 채용과도 관계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확인드릴 만한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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