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휴가 마치고 복귀한 윤 대통령 “국민 관점에서 모든 문제 다시 살필 것”

유정인·심진용 기자

구체적 국정 쇄신 메시지는 안 내놔

지지율 하락 속 쇄신론 분출
‘휴가 구상’ 전격 발표는 없어
‘원포인트’ 박순애 경질 택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휴가를 마치고 8일 복귀했다. 복귀 일성으로 인적쇄신 요구 등을 포함해 “국민들의 관점에서 모든 문제를 다시 점검하고 살피겠다”고 말했다. 초심과 국민의 뜻을 강조하며 몸을 낮췄지만 국정기조 변화나 대규모 인적쇄신 등 전격적인 방향타 전환 메시지는 없었다. 단기간에 국정동력 회복 국면으로 전환하지 못할 경우 국정쇄신 압박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 하락과 인적쇄신 요구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모든 국정동력이란 게 다 국민들로부터 나오는 거 아니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에 대한 인적쇄신 요구에는 “살펴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겠다”고 밝혔다. 휴가 직전 발생한 ‘내부 총질’ 문자 논란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취재진의 출근길 문답이 재개된 건 지난달 26일 이후 13일 만이다.

윤 대통령은 휴가 복귀 소감을 두고 “돌이켜보니 부족한 저를 국민들께서 불러내서 어떤 때는 호된 비판, 어떤 때는 따뜻한 응원과 격려로 이 자리까지 오게(했다)”며 “결국 제가 해야 할 일은 국민들의 뜻을 세심하게 살피고 초심을 지키면서 국민의 뜻을 잘 받드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복귀일 내내 “국민의 뜻” “국민의 눈높이”를 강조했다. 국정수행 지지율이 취임 석 달 만에 20%대로 떨어지는 등 동력이 소진된 상황에서 간접적인 대국민 호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오전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민을 더 세심히 받들기 위해 소통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오찬을 겸한 주례회동을 하면서도 “국민 뜻과 눈높이에 맞는 국정운영 등 국정쇄신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고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 뜻을 거스르는 정책은 없다”며 “개혁과제 출발은 국민의 생각과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는 과정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초등학교 취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학제개편안을 두고 혼선이 빚어진 점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복귀 첫날 휴가 구상으로 불릴 만한 전격 발표는 없었다. 명확한 국정 방향타 전환, 구체적 쇄신안은 나오지 않았다. 전면적 인적 쇄신 요구가 여권 내에서도 나왔지만 윤 대통령은 이날 박 부총리만 물러나게 하는 ‘원포인트’ 경질을 택했다. 대신 국정에 임하는 자세를 가다듬고 소통을 강화하자는 원론적 메시지에 방점을 찍었다. 자세는 낮추되 윤석열 정부의 국정기조는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관건은 지지율이다. 윤 대통령이 휴가 뒤에도 뾰족한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면 국정 리더십 위기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20%대 대통령’이라는 상황이 길어질 경우 취임 1년차부터 국정운영 동력이 출구 없는 침체 국면에 빠져들 수 있다. 8·15 경축사와 취임 100일을 전후로 내놓을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변수다.

앞으로 일주일여간 이어질 굵직한 행보에서 어떤 묘수를 내놓느냐에 따라 국정기조가 기로에 설 것으로 보인다. 단기간에 반전을 이루지 못하면 여권 내에서도 대대적 인적쇄신과 국정기조 전환 목소리가 거세질 수 있다.

이날 발표된 복수의 여론조사에서도 윤 대통령 지지율은 20%대에 머물렀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5~6일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27.5%, 부정평가는 70.1%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지난 1~5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윤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29.3%, ‘잘못하고 있다’는 67.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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