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민주당 대표, 첫 행보 ‘민생’과 ‘통합’에 방점···왜?

29일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신임 당 대표가 입장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신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대표 직속으로 민생경제 위기와 민주주의 위기 대책 기구를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취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초반 행보 키워드는 민생과 통합으로 요약된다. 통합의 리더십과 민생이란 기치를 통해 윤석열 정부와 차별화하며 유능한 대안 정당을 구축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취임 후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첫번째 지시 사항으로 당대표 산하에 민생경제 위기 관련 대책 기구, 민주주의 위기 관련 대책 기구 설치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 민주당이 갈 길은 ‘실용적 민생개혁의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생과 개혁은 다른 말이 아니다. 개혁은 민생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대표 수락 연설에 이어 이날 윤석열 대통령에게 다시 영수회담을 요청하며 “민생 앞에 여야와 정쟁이 있을 수 있겠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 모두발언 동안 ‘민생’ 단어를 12번 언급했다.

이 대표는 통합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우리 국민과 당원의 뜻은 통합하고 단결해서 국민과 국가의 미래를, 또 국민의 삶을 책임지라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통합된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수차례 밝혀왔다.

이 대표가 신임 최고위원들과 함께 첫날 일정으로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찾아 문 전 대통령을 예방한 것도 통합을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이 대표가 최고위원들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우리는 친문(재인계)입니다”라고 말했다고 서영교 최고위원이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전했다.

이 대표가 민생을 강조하는 것은 거대 야당 대표로서 유능한 민생 정당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를 통해 지지율 침체를 겪고 있는 정부·여당과 차별화하겠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윤석열 정부가 민생 위기에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며 민주당이 대안 정당이 되겠다는 것이다. 박성준 대변인은 최고위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윤석열 정부에 민생·민주주의·남북평화 위기가 있다고 보고 그 중 두 가지 대책 기구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선제적으로 연이틀 제안한 것도 민생을 위해 대통령과 협력하는 야당 대표의 모습을 보이기 위한 목적으로 읽힌다. 현 정부가 전 정부 실정을 탓하고, 전 정부 인사 대상 수사·감사 속도를 높이는 것과 대조되는 효과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민생 우선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는 이 대표에게 당내 통합이 필수적이다. 전당대회를 거치며 친이재명·비이재명계 간 갈등은 증폭돼 왔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에도 계파 갈등의 여파로 범민주당 진영의 전적인 지지를 받지 못했다.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막기 위해 당내 결집이 필수적이라는 계산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국민의힘이 고발한 이 대표의 백현동 관련 허위 발언 의혹 사건을 수사해 이 대표를 지난 26일 검찰에 송치했다.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비이재명계가 방어에 함께하지 않으면 이 대표의 입지는 불안해 질수 있다.

대표 민생 통합 민주당 이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