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 원로 만나 “재집권 조언 부탁”···원로들 “통치자가 야당 대표 탄압”

김윤나영 기자    탁지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임채정·김원기 전 국회의장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임채정·김원기 전 국회의장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2일 취임 후 처음으로 당 원로들을 국회로 초청해 재집권 전략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당 원로들은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를 윤석열 정부의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당내 통합을 강조하며 이 대표 체제에 힘을 실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상임고문님들의 큰 헌신과 노력 덕분에 민주당이 3차례에 걸쳐 집권할 수 있었다”며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와 신뢰 속에 재집권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조언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상임고문단은 이해찬·송영길 등 전직 당대표와 국회의장으로 구성된 원로 모임이다. 미국 연수 중인 이낙연 고문은 따로 초청하지 못했다.

상임고문들은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를 정치 탄압으로 규정했다. 정동영 고문은 “지금은 통치자가 국가 권력을 이용해 야당 대표를 탄압하는 시국”이라며 “이렇게 옹졸한 권력은 처음 본다”고 비판했다. 또 “살아있는 권력은 거대해 보이지만 상식에 기초하지 않은 권력은 허망하게 끝난다”며 “이 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일사불란하게 뭉쳐서 민생개혁에 집중하면 결국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송영길 고문도 “대통령 선거 승자가 0.73%포인트 차이로 애석하게 패배한 후보를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한 사례가 있었나 싶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윤 대통령을 향해 “아직도 본인이 검찰총장인지 (대통령인지) 구분 안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대철 고문은 “여야 간 협치가 제대로 돼야 하고 보복 없는 정치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상임고문들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단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희상 고문은 “정치가 사망 일보 직전의 실종 상태로 빠져들고 있는 바로 지금이 제대로 된 제1야당의 모습으로 신뢰를 쌓을 기회”라며 “이제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단결해야 한다. 그것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용득 고문은 “민주당이 분열을 잠재우고 하나가 돼야 한다”며 “계파도 약화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고문은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이어진 비공개 오찬에서 “당 통합을 위해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 대표 중 누가 공격받더라도 당이 합심해서 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고문은 윤석열 정부의 ‘시행령 통치’ 논란을 두고 “투쟁을 기본 방향으로 하되, 강온 전략을 잘 가려서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부 당 강성 지지층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소추안 추진 요구와 거리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정동영 고문은 정부의 시행령에 대해 국회의 수정 요구권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주로 경청했다고 한다.

이 대표에 대한 덕담도 이어졌다. 이해찬 고문은 “이 대표가 취임 이후 민생 중심으로 당을 잘 이끌어가고 있다”며 “이러한 방향은 국민들에게도 안심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임채정 고문은 “이 대표가 정치 일정이 그렇게 긴 분은 아니지만 날카로운, 정곡을 찌르는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8·28 전당대회에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는 사법 리스크와 계파 갈등의 부담을 안고 임기를 시작했다. 이 대표는 최근 중진의원, 초·재선의원들과 식사를 함께하면서 당내 접촉면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초선의원들과 함께한 오찬에서 2024년 총선 과반 의석을 목표로 잡으면서 당내 단합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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