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가 연일 수위 끌어올리는 민주당 ‘친일 공세’

윤승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국민발언대 - 쌀값 안정화 편’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국민발언대 - 쌀값 안정화 편’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정부와 여당을 향한 ‘친일’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민주당도 여권 인사들의 발언과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의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공세에 가세하고 있다. 다만 국민 안전과 생명이 걸린 안보 문제를 두고 자칫 소모적 정쟁으로 비칠 경우 국민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큰 데 (일본) 자위대 도움이라도 받아야 하는 게 아니냐는 발언을 봤다. 믿기지 않는다”며 “불과 몇십 년 전에 대한민국을 수십 년간 무력침탈한 나라 도움받지 않으면 방위하기 어려우니 도움을 받겠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지적한 발언은 전날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최근 독도 인근 해상에서 진행된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에 대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가장 (크게) 동북아에 직면한 위협이다. 그 위협을 위해 이웃 국가와 힘을 합친다는 건 전혀 이상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한 것이다.

이 대표는 “일본은 북한이 남침하기 5년 전, 수십 년간 대한민국을 무력 침공, 무력 지배했던 나라”라며 “지금도 반성하거나 사과하지 않고 여전히 성노예 문제나 강제징용(강제동원) 문제에 대해 공세적인 태도를 취할 뿐 아니라 독도를 자기 땅이라 우기면서 군사적 도발과 경제침탈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밤 11시 30분쯤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 대표가 속한 국회 국방위원회 민주당 위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6위 국방력을 가진 우리나라와 한·미동맹의 확장억제력이면 북핵 위협을 충분히 대응하고도 남음을 국민들은 안다”며 “동해에서의 한·미·일 연합훈련 실시는 군사 대국화를 노리는 일본의 전략에 말려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전날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한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발언을 들며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일본이 무슨 짓을 했는지, 어떤 주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는 것 같다”고도 했다.

민주당 최고위에선 임선숙 최고위원이 정 위원장의 조부가 창씨개명한 사실을 언급하며 “일본이 국운을 걸고 청나라를 제압했다고 감탄해 마지않는 만주사변에서 공을 세운 것으로 조선 총독부가 공적 조서까지 작성해 준 사람”이라고도 말했다. 임 최고위원은 “정 위원장은 조부의 친일 행적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신 적이 있냐”며 “친일 망언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비대위원장을 사퇴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측에선 다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11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개최한 외교·안보 전문가 라운드 테이블 기조발언을 통해 “중국의 군사 굴기와 북한, 중국, 러시아 간 북방 3각 연대의 부상에 따라 한국, 미국, 일본 3국간 안보협력, 즉 남방 3각 연대의 가동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 및 당내의 ‘친일’ 발언 수위가 과도해 중도층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심을 수 있다는 우려도 당내에서 존재한다. 한 재선 의원은 “정진석 위원장의 발언이 더 과해 묻혔을 뿐, 이 대표 발언이 뚜렷하면서도 과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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