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윤 대통령 겨냥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엄석대”

이두리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등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등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지금의 국민의힘에서 엄석대는 누구일까요? 엄석대 측 핵심관계자는 어떤 사람들일까요?”라고 물으며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이문열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빗댔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전당대회를 겪으며 불현듯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라는 책이 떠올랐다”며 반의 최고 권력자인 엄석대와 엄석대를 추종하는 학생들, 엄석대가 만들어 놓은 학급 질서를 깨고자 노력하는 전학생 한병태의 이야기를 읊었다. 엄석대를 윤석열 대통령, 학급 학생들을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한병태를 이 전 대표가 공개 지원하는 천하람 당대표 후보에 비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모두가 스스로의 권리와 양심을 잃어버리고 엄석대에게 굴종하면 평화와 질서가 유지되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라며 “아마 이게 누군가가 이야기하는 당정일체일지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달 김기현 당대표 후보가 “안철수 후보가 당대표에 당선되면 대통령 탄핵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자 장제원 의원 등 윤핵관 인사들이 “당정이 하나가 되고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며 옹호한 사실을 비꼰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엄석대가 무너질 때 가장 잔인하게 엄석대에 대한 고발을 아끼지 않았던 학생들의 모습이 기억나느냐”며 “엄석대가 만든 해괴한 시스템하에서 누릴 것을 누리고 남을 린치하는데 앞장서던 그들이 담임선생님이 엄석대의 비행을 적어내라고 하자 누구보다 앞서서 그를 고발하고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 “천하람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엄석대는 어떻게 되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문열의 소설 속 엄석대의 결말은 비극적인데,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와 같은 결말이 났으면 좋겠다”라며 “그건 결국 임금이 성군이 되는 스토리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안철수 후보를 ‘우왕좌왕하며 엄석대를 따르는 아이들’에 빗댔다. 그는 “이것이 옳은지 의문을 가졌다가도 결국은 엄석대의 힘에 굴복하는 사람은 엄석대를 절대 이길 수 없다”며 “불이익을 감수하고 할 말을 하는 사람만이 엄석대를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안철수 후보의 문제는 전당대회 룰의 불공정성이 아니라 엄석대에게 붙을까 말까 오락가락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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