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한동훈 나온다 할 땐 험지라더니”...국민의힘, ‘종로 출마’에 싸늘

‘험지 출마’ 선언 땐 “살신성인”

당내 여론 ‘비판 분위기’로 반전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종로 출마를 선언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해운대구 3선인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총선 때 종로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을 두고 국민의힘 내에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하 의원이 당내 최초로 ‘험지 출마’ 의사를 밝힌 지난달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종로는 딱히 험지가 아니며, 하 의원이 출마 선언 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의견 교환하지 않았다는 게 비판의 골자다. 하 의원은 “원희룡, 한동훈 (종로) 출마설 나올 때는 종로가 험지고, 하태경이 나오면 험지가 아닌 거냐”며 반발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28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서 “하태경 의원이 수도권 험지에 출마한다고 했을 때 ‘의원님 존경합니다’ 이렇게 문자를 바로 보냈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그 문자 취소합니다’ 이렇게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하 의원이 서울 출마를 선언했을 땐 긍정 평가를, 종로 출마를 선언한 지금은 부정 평가를 한다는 의미다. 앞서 하 의원은 지난달 8일 서울 출마를 선언했고, 50일 만인 지난 27일 종로 출마를 선언했다. 서울 출마 선언 당시엔 김기현 대표가 “살신성인의 정신”이라고 추켜세우는 등 당내서 온갖 응원을 받았다. 김 최고위원은 “그동안 하 의원이 걸어왔던 길, 정치적 그림과 전혀 반대의 길을 걸어가는 것 같아서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비판의 핵심 근거는 국민의힘 소속 최재형 의원이 종로 현역이란 점이다. 유상범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하 의원이) 험지 출마를 하신다고 처음에 딱 깃발을 들어서, 지금까지 우리 당의 중요한 지역임에도 한 번도 당선되지 않았거나 우리가 과거 당선을 했다가 상당 기간 빼앗긴 그런 데서 다선자로서 한번 경쟁력을 보이겠다는 걸로 생각을 했다. 그런데 초선 의원이 있는 자리”라며 “지금 종로로 가면 결국은 본인이 당선돼도 플러스마이너스(+,-) 제로”라고 말했다.

유 의원은 ‘하 의원이 종로 사수를 중요시하더라’는 진행자 말에 “하 의원으로도 (당선이) 보장되는 건 없다”고 쏘아붙였다. 유 의원은 “당대표나 사무총장, 이런 분들은 (하 의원이) (사전) 상의를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혔다”고도 비판했다.

하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종로가 현역 의원이 있기 때문에 당내에서도 일부 험지가 아니다(라고 한다)”며 “(하지만) 종로는 사실 우리 당에 굉장히 어려운 지역”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 의원이 당선된 지난해 보궐선거 당시엔 더불어민주당이 종로 후보를 내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하 의원은 이어 “이상한 게, 종로에 최근 원희룡 (국토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출마설도 나왔는데 그때는 종로가 험지라는 데 당내에서 이견이 아무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원희룡, 한동훈 출마설이 나올 때는 종로가 험지고 하태경이 나오면 험지가 아닌 거냐, 이건 좀 이상한 논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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