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5선·경기 부천을)이 28일 탈당했다. 지난 23일 당으로부터 현역의원 하위 평가 10%에 들었다고 통보를 받은 사실을 공개한 지 5일 만이다. 설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연산군에 빗대며 “이 대표에게 정치는, 그리고 민주당은 자기 자신의 방탄을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무소속 출마와 이낙연 전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 합류를 놓고 고심 중이다.
설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0여 년 동안 몸담고 일궈왔던 민주당을 떠나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저는 감히 무소불위의 이재명 대표를 가감 없이 비판했다는 이유로 하위 10%를 통보받았고 지금까지 제가 민주당에서 일구고 싸워온 모든 것들을 다 부정당했다”며 “민주당은 민주적 공당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의 지배를 받는 전체주의적 사당으로 변모됐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이 대표를 조선시대 대표적 폭군으로 평가받는 연산군에 비유했다. “연산군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자신과 측근과만 결정하고, 의사결정에 반하는 인물들을 모두 쳐내며, 이재명 대표에게 아부하는 사람들만 곁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설 의원은 이 대표가 “윤석열 정권에 고통받는 국민은 눈에 보이지 않고 그저 자신이 교도소를 어떻게 해야 가지 않을까만을 생각하며 당을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 대표) 성정 자체가 자기 자신 외에는 남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 위에 누가 있는 것을 못 견뎌하는 스타일”이라고 지적했다.
설 의원은 오는 4·10 총선에 나선다. 무소속 출마와 새로운미래 합류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그는 기초의원들을 포함한 본인 지역구 인사들은 본인에게 무소속 출마를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와도 연락을 하고 있다고 했으나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신당 창당에 대해선 “물리적으로 시간이 안 될 거 같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출마를 위해서 탈당을 할 수밖에 없다”며 불출마는 “불의를 보고 받아들이는 결과라서 저로서는 용납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