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대변인이 정윤회 대변인?

이용욱 기자

민경욱 “정씨·이 비서관 통화한 건 맞지만 만난 적 없다”

청와대는 2일 당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윤회씨와 이재만 총무비서관의 접촉설,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의 인사개입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다. 정씨 등 비선의 인사개입 의혹에 대해 “근거 없는 루머”라고 일축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무색하게 하는 내용들이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51·사진)은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기자실을 찾았다. 민 대변인은 오전엔 “검찰 수사를 앞두고 본인들이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 “수사과정에서 진위가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각종 쟁점들에 대해선 “지켜보자”면서 침묵했다.

청와대 대변인이 정윤회 대변인?

하지만 오후엔 일부 쟁점들을 해명했다. 정씨가 이 비서관과 통화한 것을 두고는 “정씨가 조 비서관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전화를 계속 받지 않는다면서 ‘전화를 좀 받아달라’는 전화를 (이 비서관에게) 했다는 인터뷰가 나온다. 정씨 말 그대로”라며 “그러나 (정씨와 이 비서관) 만남은 없었다고 한다”고 했다. 사실상 청와대 대변인이 정윤회씨 해명을 대변한 꼴이어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 대변인이 기자실을 두 차례 찾고, 발언 수위와 내용을 조정한 점을 미뤄볼 때 청와대가 당황했으며 수시로 내부회의 등을 갖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민 대변인은 “조 전 비서관도 바깥에서 언론을 통해 일방적 주장을 펼칠 게 아니라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에게는 함구령 등 언론 접촉 금지령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들은 기자들 전화에 응답하지 않고 있으며, 식사 약속 등도 속속 취소했다. 사태의 중심에 오른 ‘문고리 권력 3인방’ 사퇴설도 거론된다. 문건 진위는 차치하고라도, 이들이 현 상황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하는 만큼 가만히 있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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