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이재만·안봉근과 최근 통화” 하루 만에 말 바꾸기

유정인 기자

“문건 유출, 3인방이 할 수 있는것 하라” 강경대응 주문

비서진에 직접 해명전화… “평범한 시민” 주장과 배치

정윤회씨가 2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청와대 ‘문고리 3인방’(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안봉근 제1·2부속비서관)과의 통화 사실을 공개했다.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정씨와 이재만 비서관의 통화 사실을 공개한 데 대한 해명 성격이었지만, 지금까지 ‘일절 접촉이 없었다’던 자신의 이전 발언을 하루 이틀 만에 정면으로 뒤집은 것이다.

<b>취임 1년… 검찰총장의 고민</b> 김진태 검찰총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은 2일 서울 서초동 오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검찰은 정윤회씨 사건과 관련해 고소인인 청와대 비서관 측 대리인을 불러 조사하고 관련자를 출국금지했다. | 연합뉴스

취임 1년… 검찰총장의 고민 김진태 검찰총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은 2일 서울 서초동 오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검찰은 정윤회씨 사건과 관련해 고소인인 청와대 비서관 측 대리인을 불러 조사하고 관련자를 출국금지했다. | 연합뉴스

정씨는 지난달 30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정개입은커녕 청와대 비서관들과는 연락도 끊고 있다”며 ‘3인방’ 등과의 접촉을 전면 부인했다. “지난 7년간 야인으로 살고 있다” “(청와대 측과) 접촉이라고는 당선 후에 대통령이 나에게 전화 한 번 한 게 전부다. 3인 비서관과는 그런 것도 없었다. 아무런 연락이 없다. 섭섭하지만 이해한다”고도 했다.

강경하게 청와대 측 인사들과의 모든 관련성을 부인한 것이다. 이재만 총무비서관 역시 지난 7월 국회 운영위에서 “2003년인가, 2004년 정씨를 마지막으로 만났다”고 주장했다.

정씨의 발언은 하루 만에 미묘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우선 전직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이자 문건 유출자로 지목된 박모 경정과의 접촉부터 밝혔다. 정씨는 지난 1일 이뤄진 언론 인터뷰에서 박 경정과 지난달 29일·30일 통화했다고 했다. 자신이 문제의 문건에 대해 따졌고 박 경정은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다. 타이핑한 죄밖에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주장했다.

하루가 더 지난 2일 인터뷰에선 이재만·안봉근 비서관과의 통화 내용도 공개했다. ‘연락도 끊고 있다’던 데서 ‘3인방’ 등 청와대 관계자들과의 전화 연락은 인정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이다. 문건 유출 사건이 터진 이후 두 비서관에게 전화해 강경 대응 입장을 밝히고 “3인방도 이제 3인방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라”고 역시 강경대응을 요청했다고 했다. 이에 더해 지난 4월에도 이 비서관에게 ‘부탁 전화’를 했다고도 말했다. 자신이 박지만 EG 회장의 미행을 지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에게 통화를 하려했지만 연락이 안돼, 이 비서관에게 연락을 부탁했다는 것이다.

정씨는 다만 3인방과 접촉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은 고수하고 있다. 통화는 했지만 직접 만난 적은 없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정씨의 해명은 ‘국정개입 의혹 부인’에 집중됐지만,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킨다는 시각도 있다.

청와대 비서관·행정관의 휴대전화로 직접 전화를 걸어 자신에 대한 의혹을 해명하고 주장을 펼 만큼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한 인물이라는 점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정씨가 스스로를 ‘평범한 시민’ ‘야인’이라고 밝힌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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