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취임

문 대통령 첫 메시지 ‘통합·소통’…“탈권위 청와대 만들 것”

손제민 기자

분열된 국론 화합 최우선 의지…집무실 광화문 이전 강조

차별 없는 세상 실현 역설 “제왕적 권력 최대한 나누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선서식에서 취임사인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선서식에서 취임사인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촛불민심’ ‘적폐청산’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취임 일성에는 이러한 표현이 담기지 않았다. 그 자리를 통합, 소통, 탈권위의 긍정적 수사가 메웠다.

문 대통령은 10일 국회 취임선서식에서 취임사인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올바른 선택으로 새로운 대통령을 뽑았다”며 지지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하면서도 “오늘부터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제 머리는 통합과 공존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갈 청사진으로 가득 차 있다”며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현직 대통령 탄핵 사태, 대선 과정을 겪으며 나뉜 사람들의 마음을 화합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전 정부 문제점이었던 불통, 권위주의를 넘어서겠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하겠다”며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겠다”고 했다.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 비판은 비대해진 대통령경호실 체계 속에서 국민, 야당뿐만 아니라 참모들과도 소통하지 않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권위주의 청산의 한 방편으로 문 대통령은 집무실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로 옮기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또 서훈 국가정보원장 내정자, 주영훈 경호실장을 소개하며 두 권력기관의 개혁 임무를 맡기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문 대통령 첫 메시지 ‘통합·소통’…“탈권위 청와대 만들 것”

“대통령의 제왕적 권력”을 최대한 나누고, 권력기관의 정치적 독립성을 보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 어떤 기관도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할 수 없도록 견제장치를 만들겠다”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 등 젊은 참모들과의 치열한 토론 문화를 복원하고, 대통령의 언론 브리핑을 늘리며, 국민들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했다. “국정운영의 동반자” 야당과 정례적으로 대화하고 자신에 대한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유능한 인재 등용에 삼고초려하겠다는 인사 원칙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 밖에도 대선 과정에서 내건 많은 공약들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제시한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책도 모색하겠다고 했다. 또 재벌개혁을 통해 임기 중 “정경유착이라는 낱말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지역·계층·세대 간 갈등 해소, 차별 없는 세상 실현을 다짐하며 “약속을 꼭 지키는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메시지에서 적폐, 촛불이라는 단어 대신 통합, 소통, 탈권위 등 긍정적 메시지를 담았다. 이는 야당 방문, 총리 후보 지명, 페이스북을 통한 실시간 동선 공개, 주요 인선 직접 발표 등 숨가빴던 첫날 행보에도 녹아있다.

다만 문 대통령이 첫날 다짐한 많은 약속들 가운데 지키기 쉬운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여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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