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행보·현장형·휴식형···역대 대통령들의 첫 추석연휴 스타일은?

유정인 기자

민심 교차로…휴식·민생·정국구상 행보

윤 대통령, 첫날 배식 봉사 등 현장으로

역대 대통령들, 교통통신원·토크쇼 출연도

역대 대통령들은 추석 연휴를 국정운영 일과에서 잠시 벗어나 민생 현장을 찾고 정국을 구상하는 시간으로 삼아왔다. 깜짝 행보, 민생 탐방, 정국구상, 휴식 등 각자 집중한 부분은 달랐다. 추석이 전국 민심의 교차로 역할을 해온 만큼 이 기간 동안 민심을 보듬는 행보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윤 대통령, 배식봉사·전통시장 등 ‘현장형’

추석 연휴 첫 날인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이 명동성당 무료급식소에서 급식봉사를 하며 찌게를 끓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추석 연휴 첫 날인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이 명동성당 무료급식소에서 급식봉사를 하며 찌게를 끓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취임 후 첫 추석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의 연휴 스타일은 ‘현장형’으로 분류될 만하다. 연휴 첫 날인 지난 9일 서울 명동성당 내 무료급식소인 ‘명동밥집’에서 배식봉사를 하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다. 재료손질부터 조리까지 맡아 김치찌개를 끓이고 이 곳을 찾은 노숙인 등에게 배식했다.

곧이어 서울 통인시장을 찾아 전통시장 상인들, 명절 준비를 하러 나온 시민들과 명절 인사를 나눴다. 오찬은 칼국수 가게에서 상인들과 함께 했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 서거하면서 오후엔 주한영국대사관저를 찾아 애도의 뜻을 표했다. 첫 날에만 공식 일정이 3건으로, 연휴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연휴 직전 제11호 태풍 ‘힌남노’ 대응과 피해상황 점검에 주력했다. 역대급 태풍에 대한 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인 동시에 국정지지율 위기 후 집중해 온 민생 행보의 연장선이었다.

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는 여러 여론조사 기관에서 20~30% 초반대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있다. 추석 이후까지 이런 기류가 이어지면 역대 최저 수준의 지지율이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의 현장 행보에는 이를 리더십 위기의 돌파구로 삼으려는 뜻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돼 왔다. 추석 연휴동안 민생 현장에 집중하는 데도 비슷한 취지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추석 메시지와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과의 대화에서도 민생, 복지 등을 강조했다.

역대 대통령들은 어떤 추석을 보냈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추석 연휴에 경기 성남시 궁내동 교통정보센터를 방문해 교통방송 깜짝 일일 교통통신원으로 출연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추석 연휴에 경기 성남시 궁내동 교통정보센터를 방문해 교통방송 깜짝 일일 교통통신원으로 출연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추석은 깜짝 행보가 도드라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한 추석 인사에는 “올 한가위는 여성과 남성이 모두 함께 즐거우면 좋겠다”고 성평등 메시지를 담았다. 다음날엔 “갑자기 대통령이 나와서 놀라셨죠”라며 생방송 라디오에 일일 교통 통신원으로 깜짝 출연했고, 남극세종과학기지·서해5도 특별경비단 등 연휴 당직자들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 ‘명절이 없는’ 시민 12명과 통화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TK(대구·경북) 방문을 하고 가족들과 휴식하는 등 외부 행보에 적극 나섰다.

2019년 추석엔 경남 양산을 찾아 모친과 시간을 보내며 일반 시민에 가깝게 보냈다. 이듬해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론 양산 방문을 자제했다. 2020년 추석에도 연휴 직전 전통시장을 방문하고 경찰 근무자등을 격려한 것 외에는 청와대에 머물렀다. 2018년과 2021년 추석은 유엔 총회 일정과 겹쳐 미국에서 맞았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는 휴식 겸 정국구상에 집중하며 대체로 조용한 추석을 보낸 편이다. 선영을 찾은 것 외에는 외부행사를 자제하곤 했다. 취임 후 처음 맞은 추석에 연휴 하루 전 전통 시장을 찾아 민생 행보에 나서는 것은 다른 대통령들과 비슷했다. 연휴엔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묘소가 있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성묘를 제외하면 대체로 관저에 머물렀다. 대신 첫 해엔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첫 정부 예산안과 핵심 공약인 기초연금안 확정안 등을 점검했다.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는 가족과의 휴식 외에 방송을 활용한 소통 일정을 마련하곤 했다. 2010년엔 KBS <아침마당> 생방송에 김윤옥 여사와 같이 출연해 ‘대통령 부부의 사람사는 이야기’를 주제로 이야기했다. 이듬해 추석 연휴를 앞두곤 전문가 패널들을 청와대로 불러 KBS <추석맞이 특별기획 대통령과의 대화>를 촬영해 방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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