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여론 악화에도 강공 모드···국회의장 사퇴결의안 제출·언론 책임 제기

정대연 기자    조문희 기자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김미애 장동혁 원내대변인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김진표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김미애 장동혁 원내대변인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김진표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30일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윤 대통령 해외 순방 관련 논란 대응 강도를 더욱 높였다. 전날 더불어민주당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강행 처리한 데 맞서 국민의힘은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오는 4일 시작하는 윤석열 정부 첫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야 대치가 더 심화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김미애·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본관 의안접수센터에 김 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김 의장이 박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 과정에서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송 수석부대표는 “여야 간 첨예한 쟁점이 되는 안건을 김 의장이 마지막까지 조정하지 않고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의사일정 변경을 하면서 상정했다”며 “김 의장이 제대로 된 직무수행을 하기 어렵다고 보고 결의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의장과 민주당 비판을 쏟아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노인의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방한 기간 중 해임건의안을 낸 것은 넌센스”라며 “전례 없는 야당의 국익 자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대책회의에서 “외교 참사가 아니라 민주당의 억지 자해 참사”라며 “169석 다수의 갑질 횡포와 김 의장의 중립성 상실로 해임건의안이 통과됐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해임건의안이기 때문에 반드시 따라야 할 의무가 있는 게 아니다”라며 “민주당 의도가 정략적”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해임건의안 처리가 박 장관 해임 자체가 목적이 아닌 여권을 향한 정치 공세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직접 겨냥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태규 의원은 “상식을 벗어난 제1당의 행태는 이 대표 기소에 대한 맞불과 분풀이 성격도 있어 보인다”며 “무리한 힘의 정치는 반드시 역풍을 불러오게 된다”고 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해임건의안 처리라는 의회 폭거는 이 대표의 진두지휘 하에 이뤄졌음이 틀림없다”고 밝혔다. 당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박대출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중국 순방 당시 혼밥 논란 등 문재인 정부 때 ‘외교 참사’를 열거한 뒤 “그(박 장관 해임건의안에 적용된) 기준이라면 문재인 정권 외교장관들은 다 잘렸을 것”이라고 전 정부 공격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언유착’ 프레임도 이어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외교 참사’는 민주당과 MBC가 한몸이 돼 MBC는 자막을 조작하고 그것을 민주당이 받아쓴 거짓 프레임”이라며 “MBC는 이번 사건뿐 아니라 그간 국민을 기만하고 방송권을 악용한 것에 대한 응당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사과해야 할 사람들이 있다면 (윤 대통령이 아니라) 침소봉대를 넘어 사실을 왜곡하고 갈등을 부추기는 MBC와 민주당”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에 대한 악화하는 여론에도 사과나 유감 표명 대신 역공 태세를 고수하고 있다.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 하락이 언론 탓이라는 인식도 드러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론조사 지지율이 떨어진 것은 여론이 호도된, 잘못 전달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며 “언론의 자유도 보호받을 만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 순방 논란과 영빈관 신축에 대한 대통령실 현안 질의를 위해 이날 소집을 요구했던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는 무산됐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양당 간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의사일정을 정할 수 없다는 (주호영 운영)위원장 의견으로 회의를 열지 못 하게 됐다”며 “국민의힘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야 갈등 수위가 높아지면서 오는 4일 시작하는 국회 국정감사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각 상임위원회별로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국민의힘은 이 대표와 배우자 김혜경씨, 문재인 정부를 향한 화력 집중을 예고했다. 진성준 수석부대표는 “국감 기간 동안 (윤 대통령 순방 및 대통령실) 관련 의혹의 책임 소재를 밝히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있지도 않은 흠을 확대 재생산하고 이것을 언론플레이하는 데 아주 능력을 가진 정당”이라며 “민주당 주장에 대해 철저히 팩트를 체크해서 과장이나 허위가 없도록 대비해 달라”고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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