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얼굴 알아보는 자율비행 ‘AI 드론’ 등장

이정호 기자

미군 개발…통제 벗어난 공격 우려

미군의 MQ-9 리퍼 무인기(드론)가 비행하고 있다. 최근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인공지능(AI)을 탑재하고 자율비행까지 하는 신형 드론이 개발되고 있다. 미국 정부 제공

미군의 MQ-9 리퍼 무인기(드론)가 비행하고 있다. 최근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인공지능(AI)을 탑재하고 자율비행까지 하는 신형 드론이 개발되고 있다. 미국 정부 제공

자율비행 무인기(드론)에 장착할 얼굴인식용 인공지능(AI)이 개발됐다. 향후 인간의 판단을 받지 않고 드론 스스로 적의 얼굴을 식별해 미사일을 발사하는 전장이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과학매체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 등 외신은 최근 미국 국방부와 소프트웨어 기업인 리얼네트웍스가 해외 임무와 정보 수집 등의 임무를 맡는 특수 작전 요원들을 위한 드론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이번 드론은 지상에서 원격 통제하는 조종사 없이 온전히 스스로 자율비행을 하면서 공중에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게 핵심 임무다. 리얼네트웍스는 이 드론을 경계와 수색, 구조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현재도 카메라가 달린 드론은 많이 쓰인다. 하지만 지금은 사람이 지상기지에서 모니터를 보며 원격 조종하는 방식으로 통제한다. 드론에 붙어 있는 촬영 장치로 찍은 영상에서 특정인을 찾아내려면 대부분 사람의 판단과 조작이 필요하다. 그런데 미 국방부와 리얼네트웍스가 개발한 새 드론은 기체 조종과 얼굴 식별 모두 스스로 알아서 한다는 뜻이다.

드론과 얼굴 인식 기술을 결합한 건 미군이 처음은 아니다. 현재 두바이는 난폭 운전자를 찾기 위해서 얼굴인식 기술을 장착한 드론을 쓴다. 2021년에는 리비아군이 이와 유사한 기술을 반군을 겨냥한 폭격에 사용했다고 유엔은 보고 있다. 홍콩 민주화 시위가 한창이던 2019년에는 중국 당국이 시민들의 신원을 알아내기 위해 폐쇄회로(CC)TV에 얼굴인식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활용할지 모른다는 걱정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리얼네트웍스가 개발한 기술은 무엇보다 군사적인 의미에서 중요한 변화를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과학매체 뉴사이언티스트는 “드론이 특정인을 찾아내 사살하는 데 이번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전장에서 누군가를 공격할지 말지 최종 결정하는 권한이 지금은 인간에게 있다. 하지만 향후 이 권한이 얼굴인식 AI를 장착한 자율비행 드론으로 넘어갈지 모른다는 뜻이다. 무기 발사 버튼을 인간의 손가락이 통제하고 있는 시대가 끝난다면 군사 공격의 정당성과 도덕성을 따지기가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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