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억㎞ 떨어진 우주서 연락두절 ‘46살 노병 탐사선’…이유는?

이정호 기자

보이저2호, 지난달 21일부터 통신 두절

안테나 2도 비뚤어져 ‘지구 겨냥’ 불가능

올해 10월 안테나 재설정 때 ‘부활’ 기대

먼 우주를 비행 중인 보이저2호의 상상도. 동체에 달린 안테나 방향이 비뚤어지면서 지난달 21일부터 지구와 교신이 중단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먼 우주를 비행 중인 보이저2호의 상상도. 동체에 달린 안테나 방향이 비뚤어지면서 지난달 21일부터 지구와 교신이 중단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지구에서 199억㎞ 떨어진 태양계 밖 우주를 비행 중인 우주탐사선 ‘보이저2호’와 지구 관제소의 교신이 돌연 끊겼다. 보이저2호에 달린 안테나 방향이 기계적인 이상으로 비뚤어지면서 지구를 정확히 겨냥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1977년 발사된 보이저2호는 같은 해 발사된 보이저1호 다음으로 가장 먼 우주를 날고 있는 우주탐사선이다. 보이저2호를 운영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올해 10월쯤 안테나 방향을 재설정해 교신을 복구할 예정이다.

31일(현지시간) 미국 과학매체 라이브 사이언스와 NASA 제트추진연구소 등에 따르면 보이저2호와 NASA의 지구 관제소 간 교신이 지난달 21일부터 두절됐다.

보이저2호는 현재 정상 작동 중인 보이저1호와 함께 1977년 발사된 장거리 우주탐사선이다. 보이저2호는 지구에서 199억㎞, 보이저1호는 이보다 먼 240억㎞ 떨어진 우주를 비행 중이다. 두 탐사선 모두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1억5000만㎞)의 100배가 훌쩍 넘는 태양계 밖 먼 우주를 날고 있다.

NASA에 따르면 보이저2호와 교신이 끊긴 건 기계적인 이상 때문이다. NASA는 공식 발표자료를 통해 “지난달 21일 계획에 따른 명령 신호를 보이저2호로 전송했는데,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보이저2호의 안테나가 기울어졌다”며 “안테나가 정확한 지구 방향에서 2도 비뚤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보이저2호는 지구에서 전달한 명령을 받거나 우주에서 자신이 관측한 자료를 지구로 보낼 수 없게 됐다.

다행스러운 건 보이저2호와 지구의 교신을 복구할 기회가 있다는 점이다. 보이저2호는 선명한 교신을 위해 안테나 방향을 지구를 향해 맞추도록 프로그래밍 돼 있다. 다음 안테나 재설정 날짜가 올해 10월15일인데, NASA는 이때 보이저2호와 교신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이저1·2호 동체에 부착된 ‘보이저 골든 레코드’ 모습. 음악과 자연의 소리, 인간의 언어 등이 녹음돼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보이저1·2호 동체에 부착된 ‘보이저 골든 레코드’ 모습. 음악과 자연의 소리, 인간의 언어 등이 녹음돼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보이저2호는 1호와 함께 역사적·문화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띤다. 두 탐사선은 지적 능력을 지닌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를 대비해 특별한 물건을 동체에 부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금도금을 한 구리 재질의 동그란 정보 저장장치인 ‘보이저 골든 레코드’다. 지름 30㎝짜리 보이저 골든 레코드에는 클래식 음악과 자연의 소리, 인간의 목소리 등이 녹음돼 있다.

하지만 보이저2호가 이번에 ‘부활’한다고 해도 남은 수명은 길지 않다. 보이저1호와 함께 보이저2호에는 방사성물질인 플루토늄이 실렸고, 여기서 발생하는 열이 전기로 바뀌면서 동력이 생긴다.

하지만 발사 46년이 지나면서 노후화로 인해 전력 공급 능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NASA는 2025년이면 보이저 1·2호 모두 작동이 정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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