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료 못 사서 연구 못할 수도…” R&D 예산 삭감에 한숨 깊어진 대학생들

전지현 기자

학생 연구자 일자리 위기 우려

대응TF, 감축 철회 촉구 나서

<b>국회로 달려온 연구생들</b> ‘R&D(연구·개발) 예산 감축 대응 대학·대학원생 TF’ 소속 학생들이 10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 감축 결정 철회를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국회로 달려온 연구생들 ‘R&D(연구·개발) 예산 감축 대응 대학·대학원생 TF’ 소속 학생들이 10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 감축 결정 철회를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이대로라면 국내에서 연구자로 성장하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 재학 중인 학부생 박지원씨는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대폭 삭감에 고민이 깊다. 내년도 예산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미 계속과제 중단 예정을 통보받았다는 연구실 이야기를 전해들은 터다. 박씨는 예산 감축이 자신을 비롯한 학생 연구원들의 미래에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양자컴퓨터 분야로 대학원 진학을 하고 싶었지만, 인건비 삭감 기조가 지속된다면 국내에선 진학이 어렵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공계 대학생·대학원생들이 올해보다 16.6%(5조2000억원) 감축된 내년도 R&D 예산안을 반대하고 나섰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UNIST 학부 총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R&D 예산 감축 대응 대학(원)생 TF(R&D대응TF)’는 10일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예산 감축 결정 철회를 정부에 촉구했다. R&D대응TF는 “서울대 물리학 전공 대학원생 수가 2년 새 20명 가까이 줄어들었고, 석·박사 통합과정은 미충원되는 등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삭감 결정으로 의대 쏠림 현상이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R&D 예산 삭감으로 가장 먼저 학생 연구자의 일자리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했다. 정두호 전국대학원생노동조합 지부장은 “삭감으로 시료를 못 사서 연구를 못하거나, 논문 심사비가 줄어 논문 발표를 못하거나, 참여 프로젝트가 엎어지는 등 연구자의 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충남대에 재학 중인 한 학부생은 “아직 예산안이 반영되지 않았는데도 기업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등으로 연구실 규모가 축소된 사례가 셀 수 없이 많다”면서 “기초연구 악화 및 미래 연구 인력의 경쟁력 약화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R&D대응TF는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9일까지 서울대·UNIST·포항공대 등 26개 대학 및 대학원 이공계생 6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8.9%(604명)가 기초연구 예산 감축에 반대했다고 답했다.


Today`s HOT
올림픽 성화 도착에 환호하는 군중들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 이스라엘공관 앞 친팔시위 축하하는 북마케도니아 우파 야당 지지자들
파리 올림픽 보라색 트랙 첫 선! 영양실조에 걸리는 아이티 아이들
폭격 맞은 라파 골란고원에서 훈련하는 이스라엘 예비군들
바다사자가 점령한 샌프란만 브라질 홍수, 대피하는 주민들 토네이도로 파손된 페덱스 시설 디엔비엔푸 전투 70주년 기념식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