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도 멸종되지 않게 조심해”…'기후위기 아카이브' 운영하는 서지연씨[플랫]
기후위기는 보통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다뤄진다. 이들의 말은 대체로 비슷하다. ‘이대로라면 산업화 이전 시기 대비 지구평균기온은 1.5도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기후위기는 가속화되고 있다.’ 대응책도 이미 나와 있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구조를 짜야 한다.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를 타야 한다. 생활 전반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사회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위기를 증명하는 과학적 근거는 차고 넘치며, 대응책 역시 있다. 그런데, 이것으로 충분할까.기후위기는 지금보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되어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은 개개인이 일상의 불편과 변화를 감수해야만 달성 가능하다.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기후위기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일상 속에서 어떤 실천을 하거나 하지 못하는지, 어떨 때 죄책감이나 희망을 갖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은 과학자들의 경고만큼이나 중요하다. ‘모든 기후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반복적인 경고 속에서 사람들... -
최악의 순간에도 나아질 가능성을 보는 임혜영씨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임혜영씨는 몇년 전 회사를 그만두고 서울 마포구에 ‘에코슬로우’라는 작은 생태인문서점을 열었다. ‘몸과 생각의 속도에 맞게 느리게 살자’는 이름의 이 서점은 코로나19 시기에 운영이 어려워지면서 지난해 문을 닫았다. 하지만 임씨는 지금도 서울시민대학에서 환경 강의를 하고, 환경 관련 글도 쓰는 삶을 살고 있다. 환경단체 활동가도, 환경 관련 학위가 있는 것도 아닌 ‘비전문가’인 그는 어떻게 환경과 관련한 일을 계속 할 수 있었을까. 임씨는 “거창하지 않게, 작게 시작하면 연결고리들이 계속 생긴다”고 했다.“코로나 때문에 서점을 접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지’ 하는 시기가 있었어요. 그러다 ‘김포에는 비건 카페가 있을까’ 하고 찾아봤죠. 찾아가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독서모임을 만들게 됐고, 작은 비건 페스티벌도 열었어요. 만약 ‘나는 그렇게 할 체력도 시간도 없다’ 하는 분들은 ‘온라인 서명’으로도 활동할 수 있어요. 최근 1~2년간 온라인 서명... -
젠더의 관점에서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연구원 정은아[플랫]
기후위기는 보통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다뤄진다. 이들의 말은 대체로 비슷하다. ‘이대로라면 산업화 이전 시기 대비 지구평균기온은 1.5도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기후위기는 가속화되고 있다.’ 대응책도 이미 나와 있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구조를 짜야 한다.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를 타야 한다. 생활 전반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사회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위기를 증명하는 과학적 근거는 차고 넘치며, 대응책 역시 있다. 그런데, 이것으로 충분할까.기후위기는 지금보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되어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은 개개인이 일상의 불편과 변화를 감수해야만 달성 가능하다.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기후위기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일상 속에서 어떤 실천을 하거나 하지 못하는지, 어떨 때 죄책감이나 희망을 갖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은 과학자들의 경고만큼이나 중요하다. ‘모든 기후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반복적인 경고 속에서 사람들... -
난생처음 ‘플라스틱 반성문’을 써 본 중학생 이은호씨[플랫]
기후위기는 보통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다뤄진다. 이들의 말은 대체로 비슷하다. ‘이대로라면 산업화 이전 시기 대비 지구평균기온은 1.5도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기후위기는 가속화되고 있다.’ 대응책도 이미 나와 있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구조를 짜야 한다.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를 타야 한다. 생활 전반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사회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위기를 증명하는 과학적 근거는 차고 넘치며, 대응책 역시 있다. 그런데, 이것으로 충분할까.기후위기는 지금보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되어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은 개개인이 일상의 불편과 변화를 감수해야만 달성 가능하다.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기후위기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일상 속에서 어떤 실천을 하거나 하지 못하는지, 어떨 때 죄책감이나 희망을 갖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은 과학자들의 경고만큼이나 중요하다. ‘모든 기후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반복적인 경고 속에서 사람들... -
젠더의 눈으로 기후위기를 보는 연구원 정은아
‘(더울 때 밖에서 더위 피하는 건) 다 남자야. 여자들은 너무 더워도 집에 있지.’정은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연구원이 지난해 쓴 ‘가중되는 기후위기, 이주여성농업노동자, 쪽방촌 여성’ 보고서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쪽방촌 여성들이 더워도 밖에 나오지 못하는 건 성폭력 등 다른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을 우려해서다. 그는 기후위기로 점점 극심해지는 폭염과 한파와 같은 현상들이 쪽방촌 같은 열악한 주거환경에 사는 여성, 농촌에서 일하는 이주여성노동자들의 일상을 어떻게 더 힘들게 만드는지를 살펴봤다. 정 연구원은 ‘젠더의 관점’에서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연구자다. 기후위기는 부자와 가난한 자, 여성과 남성, 노인과 아이를 가리지 않고 맞닥뜨리는 문제다. 기후위기 자체는 차별적이지 않다. 그는 왜 기후위기 상황에서 젠더 문제에 집중한 것일까. “자주 들었던 말이에요.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이요. 기후위기는 자연현상일 뿐 아니라 사회 안에서 일어나는 정치, 경제적 ... -
모아씨가 "불편한 숙소"를 운영하는 진짜 이유[플랫]
기후위기는 보통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다뤄진다. 이들의 말은 대체로 비슷하다. ‘이대로라면 산업화 이전 시기 대비 지구평균기온은 1.5도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기후위기는 가속화되고 있다.’ 대응책도 이미 나와 있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구조를 짜야 한다.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를 타야 한다. 생활 전반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사회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위기를 증명하는 과학적 근거는 차고 넘치며, 대응책 역시 있다. 그런데, 이것으로 충분할까.기후위기는 지금보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되어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은 개개인이 일상의 불편과 변화를 감수해야만 달성 가능하다.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기후위기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일상 속에서 어떤 실천을 하거나 하지 못하는지, 어떨 때 죄책감이나 희망을 갖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은 과학자들의 경고만큼이나 중요하다. ‘모든 기후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반복적인 경고 속에서 사... -
내 아이의 이름으로 '아기 기후 소송'에 나서다
권영은씨는 퇴근 후 승용차를 몰고 딸 은유(5)를 데리러 간다. 권씨는 은유로부터 “엄마, 자동차 말고 킥보드 끌고 왔으면 좋겠어요”라는 잔소리를 듣는다. 탄소를 덜 배출하라는 딸 앞에서 “걷기 피곤하다”는 변명은 소용없다. 집에 도착했는데 사람이 없는 집에 불이 켜져 있기라도 하면 잔소리 2절 시작이다. 은유는 다니던 유치원이 탄소중립중점학교가 된 이후 “감시자”가 됐다. 오은선씨의 딸 앨리스 크레스웰(4)은 코로나19 이후 캐나다에 있는 할아버지를 만나지 못했다. 지난해 여름 캐나다에 갈 계획을 세웠지만, 산불로 할아버지 집이 모두 타버렸다. 2020년 여름에는 선풍기가 필요하지 않던 캐나다에 이례적인 폭염이 닥쳤다.은유, 앨리스와 같이 만 5세를 넘지 않은 ‘아기’들이 청구인이 된 기후 소송이 제기된다. 2030년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 줄이는 것으로 정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탄소중립 기본법) 시행령 제3... -
난생처음 ‘플라스틱 반성문’을 써 본 중학생 이은호씨
구운 쌀칩, 파래 김, 단호박칩, 요구르트, 우유 빨대, 책, 마스크, 샴푸통, 택배 포장….언뜻 보면 간식 목록 같기도 하고, 마트에서 살 물건 목록 같기도 한 이것은 중학생 이은호씨가 작년 여름에 쓴 ‘플라스틱 반성문’이다. 그는 지난해 여름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플라스틱 집콕 조사’에 참여하면서 자신이 일주일간 먹고 쓴 것들에 포함된 플라스틱을 모두 적었다. 처음에는 혹시 적을 게 하나도 없을까봐 쓰레기통을 뒤져서 옛날에 버린 플라스틱까지 찾아내 적었지만, 곧 그렇게 하지 않아도 엑셀 파일에 적힌 플라스틱 쓰레기 목록은 금방 길어졌다. 일주일간 사용한 플라스틱은 66개. 비닐, 페트 등 종류도 다양했다.난생처음 자신이 쓴 플라스틱을 나열해 본 경험은 그의 일상을 천천히 바꾸었다. 이제는 쓰레기를 버릴 때 의식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어버렸네’라는 생각을 한다는 그는 자신의 경험을 확장하고 싶어 학교에서 환경 동아리 ‘어스앤피스’도 만들었다. 그는 ... -
“'제로웨이스트 숙소'란 단어 3년 안에 없어져야 한다”는 운영자 모아
신발을 벗고 숙소에 들어간다. 큰 통창 바깥으로 대나무 숲이 보인다. 집을 둘러본다. 화장지 색이 누렇다. 나무를 베지 않고 만드는 대나무 화장지다. 커다란 샴푸, 바디워시 통은 없다. 대신 플라스틱 용기가 없는 고체 비누, 고체 치약이 있다. 플라스틱 재질의 수세미도 없다. 대신 주방에는 삼베로 만든 수세미, 친환경 주방 세제가 보인다. 수납장을 여니 다회용기가 가득하다. 숙소 근처 음식점에서 포장한 음식을 가져올 때 ‘용기내’ 빈 용기를 내고 음식을 받아오는 경험을 위함이다. 제로웨이스트 숙소 ‘모악산의 아침’을 방문할 여행객이 다른 숙소와 다르다고 느낄 지점들이다.모악산의아침은 “불편한 숙소”다. 칫솔은 직접 챙겨가야 한다. 일회용품 말고 숙소에 있는 수저와 그릇을 사용하길 권장한다. 바비큐 파티는 금지다. TV도 없다. 운영자는 대신 “새소리, 바람 소리를 즐겨보”자고 제안한다. 고체 비누, 고체 치약, 다회용 먼지 클리너, 삼베수세미와 같은 ‘대안 용품’을 쓰며 쓰레... -
'기후위기 대응'을 트렌디하게 말하는 <1.5℃> 에디터들[플랫]
기후위기는 보통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다뤄진다. 이들의 말은 대체로 비슷하다. ‘이대로라면 산업화 이전 시기 대비 지구평균기온은 1.5도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기후위기는 가속화되고 있다.’ 대응책도 이미 나와 있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구조를 짜야 한다.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를 타야 한다. 생활 전반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사회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위기를 증명하는 과학적 근거는 차고 넘치며, 대응책 역시 있다. 그런데, 이것으로 충분할까.기후위기는 지금보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이야기되어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은 개개인이 일상의 불편과 변화를 감수해야만 달성 가능하다.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기후위기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일상 속에서 어떤 실천을 하거나 하지 못하는지, 어떨 때 죄책감이나 희망을 갖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들은 과학자들의 경고만큼이나 중요하다. ‘모든 기후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반복적인 경고 속에서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