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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향의 눈]‘쾌적한’ 사회, 우리는 왜 더 불쾌해졌는가
    ‘쾌적한’ 사회, 우리는 왜 더 불쾌해졌는가

    서울은 안정적이고 제법 평화롭다. 지하철에선 내릴 사람들이 모두 하차한 다음 승객들이 올라타고, 임신부 좌석은 대개 비어 있다. 거리에서 쓰레기와 마주칠 일도 드물다. 서울이 언제 이렇게 살기 좋은 도시가 됐지.그런데 수년 전까지만 해도 지하철이나 버스에 큰소리로 통화하는 무개념 승객이 흔했다. 지하철에서도 타고 내리는 승객들이 엉키곤 했다. 지금 보면 까마득한 옛날 얘기 같다. 우리는 매끄럽고 쾌적한 일상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이런 것들이 얼마나 최근에야 시작되었는지를 깨닫지 못하고 있다.그래서 이 ‘쾌적함’에 누군가 균열을 내면, 목청을 높이게 된다. 음식 배달이 늦어도,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에도 과민 반응을 한다. ‘불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요즘 학교 운동회는 소음이 날 수 있으니 사과부터 하고 연다고 한다. 이젠 매끄러운 일상에 너무 익숙 ‘당연함’에 균열을 내면 목청 높여 도 넘은 민원 쏟아지는 학교 현장 ‘쾌적함’이 배제와 통제의 ...

    2026.05.13 20:10

  • [경향의 눈]아직도 자주국방을 말해야 하는 나라
    아직도 자주국방을 말해야 하는 나라

    미국·이란 전쟁은 시선을 한반도로 옮겨놓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는 스스로 지켜야지 왜 의존하냐”고 했다. 한국의 방위 능력이 충분하다며 전쟁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다독이고, 자주국방의 필요성도 새삼 강조한 것이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2029년 3월을 전작권 전환 목표 시기로 처음 제시했다. 이재명 정부는 2028년까지 전작권을 돌려받으려 한다. 한국은 1950년 한국전쟁 발발로 미국에 넘겨준 작전통제권을 온전히 환수하지 못했다. 76년이 흘렀다.노태우는 작전권 환수를 공약하고 당선된 첫 대통령이다. 1988년 율곡 계획은 자주국방 준비의 시작이었다. 그때 미국은 냉전 종식에 따라 해외 주둔 미군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넌-워너 수정안’을 채택했고, 한반도 방위는 한국이 맡으라는 ‘한국 방위의 한국화’란 개념도 만들었다. 노태우 정부의 작전권 환수는 전시·평시를 구분하지 않았지만, 미국과 절충해 평시 작전권만 김영삼 정부 때인 1994년 돌려받았다. 평소에는...

    2026.05.06 20:02

  • [경향의 눈]로봇개들이 품질검사를 하는 공장
    로봇개들이 품질검사를 하는 공장

    경향신문은 2008년 <비정규직 800만 시대>라는 기획기사를 연재했다. 광범위하게 퍼진 비정규직 고용 실태를 담고 해법을 모색한 기사였다. 기사는 “비정규직 시대다. 고용 불안과 사회적 차별, 저임금의 3중고에 신음하는 그들은 사회의 다수파”라며 “지난 3월 기준 비정규직 숫자는 858만명. 여기에 지난해 평균 가구원수(2.87명)를 대입하면 전체 인구의 절반이 ‘비정규직 생활권’에 있다”고 했다. 제조업체 임원 비서실에서 일한다는 비정규직 6년차 청년은 “사회 전체가 비정규직 바다”라고 했다.그로부터 12년 뒤인 2020년, 경향신문은 <녹아내리는 노동>이라는 기획시리즈를 내보냈다. 급속히 확산한 배달라이더 등 ‘비정형 노동’ 문제를 심층 진단한 기사였다. 기사는 “이 땅에서 ‘비정규직’이라는 표현이 광범위하게 쓰인 지 20여년. 정부가 신규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주력하는 사이 비정규직이라는 단어에도 담기 어려운 ‘비정형 노동’이 하...

    2026.04.15 19:54

  • [경향의 눈]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라는 ‘뜨거운 감자’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라는 ‘뜨거운 감자’

    윤석열 정권 때 검찰은 야당과 비판세력 때려잡는 흉기였다. 가장 중요한 타깃은 윤석열의 대선 경쟁자였던 이재명 대통령이었다. 수도권 각지 검찰이 8개 사건 12개 혐의로 이 대통령을 기소했다. 기소 건수로 보나 수사에 동원된 연인원으로 보나 특정인을 겨냥한 걸로는 단군 이래 최대 수사·기소였다.이 수사들에서 검찰이 다른 피의자를 회유·압박하고 증언을 조작했다고 볼 만한 정황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경기지사 때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게 방북 비용을 대납시킨 혐의로 이 대통령을 기소했다. “이재명의 방북을 위해 북한에 송금을 했다”는 김씨 진술이 주된 근거였다. 그런데 당시 김씨가 구치소에서 지인과 접견하며 “이재명이 돈 줬다고, 있으면 줬다고 하고 싶다”고 말한 사실이 현 정부 법무부 진상조사로 드러났다.김씨는 지난달 대북송금 관련 3자 뇌물 혐의 사건 1심에서 공소기각을 선고받았다. 그는 당일 최후진술에서도 “북한에 돈을 건네주면서 이화영이나 경기도에 대가를 요구...

    2026.03.18 20:01

  • [경향의 눈]당원 다수결주의라는 병적 징후
    당원 다수결주의라는 병적 징후

    얼마 전 여야에서 논란이 된 일들은 다수결주의라고 부를 만한 정치적 경향과 무관치 않다. 정청래 대표가 불쑥 던진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 통합은 당내 반발로 멈춰섰다. 정청래는 합당 반대론에 막힐 때마다 “합당은 당원이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 전 당원 투표에 부치면 승산이 있다고 봤을 것이다. 합당 반대로 추가 기울자 ‘전 당원 여론조사’를 제안했으나 수용되지 않았다. 다수결주의로 합당을 밀어붙이려다 실패한 것이다.장동혁 대표는 한동훈을 국민의힘에서 제명한 뒤 친한계 반발이 커지자 전 당원 투표를 통한 재신임을 꺼내들었다. 대표·의원직을 걸겠다고 했다. 장동혁은 12·3 내란을 거치며 가파르게 극우화한 당 기류에 힘입어 당대표에 선출됐다. 그러니 전 당원 투표를 했더라도 쉽게 재신임을 받았을 것이다. 이 뻔한 게임에 참여할 반당권파는 없었고, ‘장동혁 책임론’은 힘을 잃었다. 다수결주의를 무기로 반대파를 억누르는 데 성공한 것이다.이 두 가지 사례는 한국 정치에서 다...

    2026.02.18 19:32

  • [경향의눈] 장동혁과 극우의 악마적 거래
    장동혁과 극우의 악마적 거래

    공수처가 윤석열의 체포·수색 영장을 집행하려 한 지난해 1월, 한국은 내전에 가까운 상황이었다. 윤석열은 경호처를 사병화해 영장 집행을 막았고, 윤석열을 지지하는 극우 군중은 그걸 도왔다. 그 대열에 국민의힘 의원들도 있었다. 1차 집행 시도 때는 45명이, 2차 집행 때는 30명이 한남동 관저 앞에서 “영장 집행은 불법”이라며 ‘인간 방패’ 노릇을 했다. 집권여당 의원들도 대거 가세한 영장 집행 방해는 법질서를 깔아뭉개는 분위기를 조장했고, 며칠 뒤 서울서부지법 폭동으로 이어졌다.지난 16일 1심 법원은 윤석열의 영장 집행 방해 혐의에 유죄를 선고했다. 공수처 수사도, 영장 집행도 적법하다고 했다. 그러자 그 자신 ‘인간 방패’ 일원이었던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특별한 입장이 없다는 게 국민의힘 입장”이라고 했다. 침묵이 입장이라는 것이다. 내란 문제 앞에서 이도저도 못하는 이 당의 처지를 여실히 보여준다.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1일 1심 법원에서 ...

    2026.01.21 18:48

  • [경향의 눈]개혁입법 전 ‘윤석열 테스트’를 권한다
    개혁입법 전 ‘윤석열 테스트’를 권한다

    문재인 정부 말기에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직접 수사를 확 줄이겠다며 ‘검찰 수사권 축소법’ 입법을 주도했다. 검찰의 수사 개시 범위를 6대 범죄에서 2대 범죄(부패·경제)로 줄였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검찰 수사권 원상복구’ 시행령으로 이 법을 간단히 무력화했다. 법무부는 시행령을 바꿔 부패·경제 범죄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검찰은 예규를 뜯어고쳐 검찰이 직접 수사 중인 사건과 범인·범죄사실·증거 중 하나라도 공통되면 수사할 수 있게 했다. 이 예규를 근거로 윤석열 명예를 훼손했다며 언론사를 대대적으로 수사했다. 명예훼손 혐의를 직접 수사할 수 없으니 대장동 사건과 억지로 엮은 것이다. 내용인즉슨 명예훼손인데 압수수색영장은 배임수재로 받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다.민주당은 야당이던 2016년 7월 공영방송 이사회에 특별다수제를 도입하는 방송법 개정을 추진했다. 공영방송 사장 선임 시 이사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그랬던 민주당이 문재인 정부가 들...

    2025.12.24 19:49

  • [경향의 눈]내란 그 후 1년, 지금 민심이 말하는 것
    내란 그 후 1년, 지금 민심이 말하는 것

    윤석열 외환 혐의 공소장에는 12·3 내란의 기원이라고 할 만한 것이 적혀 있다. 윤석열이 처음 비상대권을 언급한 건 취임 6개월 뒤인 2022년 11월이다. 그는 “나에게는 비상대권이 있다. 내가 총살을 당하는 한이 있어도 다 싹 쓸어버리겠다”고 했다. 여소야대에서 여야 대치가 가팔랐을 뿐 비상대권 운운할 상황이 전혀 아니었다.한동수 전 대검 감찰부장의 몇년 전 폭로가 떠올랐다. 윤석열은 검찰총장이던 2020년 3월19일 대검 회식 자리에서 ‘육사에 갔으면 쿠데타를 했을 것이다’ ‘쿠데타는 검찰로 치자면 부장검사인 당시 김종필 같은 중령급이 한 것’ ‘내가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 사람들 삶의 터전인 이 나라를 제 영웅활극 무대쯤으로 여기는 그의 일그러진 공직관과 독재적 기질이 만악의 근원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정치를 해서는, 더더욱이나 대통령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되는 사람이었다.윤석열이 계엄 선포 2년여 전부터 비상대권을 흉중에 품었다는 사실 못지않게...

    2025.11.26 20:05

  • [경향의 눈]검찰의 황혼과 문지석 검사의 눈물
    검찰의 황혼과 문지석 검사의 눈물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는 국정감사에 두 차례 참고인으로 나와 자신이 인천지검 부천지청 부장검사로 있을 때 지청장·차장이 쿠팡의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라는 압력을 가했다고 눈물의 양심고백을 했다. 이 모습을 보고 많은 이들이 뭉클한 감정을 느꼈다고 했다. 특히 ‘퇴직금 200만원’이라는 액수가 감정선을 건드렸다고 본다. 일용직 노동자에게 이 돈이 얼마만큼의 무게를 지니는지 깊이 공감하지 않았다면 거기에 검사직을 걸지도, 국감장에 나와 울먹이지도 않았을 것이다.윤석열은 검사 시절 국감에서 “나는 조직에 충성하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며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 외압을 폭로했다. 이 폭로는 정국에 폭탄을 던지는 스펙터클이 있었다. 검사는 영웅 아니면 반영웅의 이미지로 표상됐다. 영웅과 반영웅의 공통점은 사람들 위에 있다는 것이다. 한때의 영웅이 시대의 반영웅으로 전도된 무수한 역사적 실례가 있거니와, 이를 보여주는 비근한 예가 윤석열이다....

    2025.10.29 20:20

  • [경향의 눈]민주당은 다수연합의 길을 가고 있는가
    민주당은 다수연합의 길을 가고 있는가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 선포로 시작해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막을 내린 6개월의 내란 국면은 두 가지 미스터리를 남겼다.하나는 한덕수 미스터리다. 바람 부는 대로 눕는 한덕수가 대통령 권한대행이 되더니 평소 처세와 다른 행보를 연발했다. 야당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아 윤석열 탄핵심판을 교착상태에 빠뜨리더니 대선에 나서려고 했다. 이 돌연한 변신을 두고 해석이 구구했는데, 내란 특검 수사로 의문이 풀렸다. 내란에 부역한 그는 탄핵심판이 지체되고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 이왕이면 자신이 당선되기를 바랄 생존 동기가 있었다.다른 하나는 ‘조희대 사법부’ 미스터리다. 지귀연 내란사건 재판장은 해괴한 법 해석으로 윤석열의 구속을 취소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대통령이 2심에서 무죄 받은 사건을 졸속으로 파기환송한 뒤 파기환송심도 서두르려다 역풍을 맞았다. 내란 정국에서 두 차례 위기 국면을 만든 것이 모두 사법부라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이것이 사법 불신에...

    2025.09.24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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