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김민석 국무총리의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족한 것이 제국적 사고다. … 우리는 제국을 해본 적이 없다. 늘 식민주의만 했다. … 공격적인 관점을 가질 때가 됐다”는 발언은 작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제국적 사고’라는 도발적인 주장은 일종의 ‘희생자의식 민족주의’(임지현)에 사로잡힌 피해자 지위에서 벗어나 질서를 주도하는 주체로 서야 한다는 원대한 포부로 선해됐다.사실 식민통치를 겪은 우리 공동체는 ‘다시 지배당하지 않기 위해 부국과 강병을 이루어야 한다’는 국가주의적 담론에 취약하다. 피해자 서사는 언제든 지배자 서사로 전환될 수 있다. 진보와 보수가 화해 불가능한 적대관계인 듯 싸우지만, 우리 역사에서 주류 정치세력들은 공히 후발국가로서 추격을 통한 근대의 달성, 즉 제1세계로의 편입을 목표로 해왔다. “군사력 5위, 경제력 10위권 선진 민주국가로 우뚝 섰다”는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발언이 이를 대변한다. 트럼프의 미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MAGA 제국...
2025.11.02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