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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GO 발언대]성소수자 정책 과제를 다시 준비하며
    성소수자 정책 과제를 다시 준비하며

    윤석열이 파면됐다. 이후 대선 일정이 확정되며 각 정당은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 돌입했다. 파면의 기쁨을 느낄 새도 없이 해산되어야 마땅할 정당의 후보들까지 참여하는 선거 리그를 보고 있자니 답답함을 더 느끼게 된다. 다만 민주주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광장을 가득 메웠던 사람들이 서로의 차이를 확인하고, 사회대개혁 과제를 모아 가는 과정을 보며 민주주의가 더 단단해졌다는 사실에 안도할 뿐이다.광장의 주요 구성원이던 성소수자들도 대선을 앞두고 바빠지기 시작했다. 성소수자 정책 과제를 준비하고, 캠페인을 기획하며, 성소수자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상상하고 있다.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노골적으로 이야기하거나 사회적 소수자 인권 과제를 거론조차 하지 않는 정당들이 존재하는 상황이어서 과연 누가 성소수자 요구안을 들어줄지 모르지만, 성소수자도 선거권을 가진 시민이자 광장의 일원이었기에 ‘요구’가 흩어지지 않고, 선거 이후 ‘약속’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게끔 치열한 활동을 계획하고 ...

    2025.04.20 20:12

  • [NGO 발언대]개헌도 내란 종식을 위한 과제다
    개헌도 내란 종식을 위한 과제다

    국회의장의 개헌·대선 동시 투표 제안은 큰 논란을 낳았다. 다양한 반대 의견이 제기됐으나 단연 눈에 띈 것은 내란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에 시기상조라는 주장, 즉 ‘내란 종식 우선론’이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해 다수 의원들이 개헌에 동의하면서도 당장은 어렵다며 내세운 논리다. 하지만 “내란 완전 종식, 그것만이 최선이자 최우선 과제”(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라고 했을 때, 개헌은 왜 내란을 ‘완전 종식’하는 과제에 포함되지 못하는 것인지 의문이 남는다. 국회의장발 논란은 개헌의 시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곧 ‘내란 종식이란 무엇인가’를 둘러싼 논란이기도 한 것이다.우리는 종식에 앞서 내란이 무엇이었는지 우선 따져봐야 한다. 내란 세력은 누구이며 그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그것은 개인이나 집단, 파벌일 수도 있고 특정 정당이나 국가기관일 수도 있다. 또한 제도나 법률일 수도 있으며 정치문화나 규범일 수도 있다. 나아가 현행 헌법도 종식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내란을 촉...

    2025.04.13 21:18

  • [NGO 발언대]공간의 민주주의를 지켜내자
    공간의 민주주의를 지켜내자

    베를린 템펠호프는 폐쇄된 공항이자 광활한 시유지다. 오랫동안 공원이던 이곳에 베를린시는 도서관과 주택 공급 계획을 세웠으나 2014년 시민 반대로 무산됐다. ‘100% 템펠호프’라는 시민단체가 주도한 주민투표 결과 부지 전체를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녹지와 시민 공간으로 남기기로 했다. 주거지가 불필요해서는 아니다. 그러나 시의 계획은, 임대주택의 공급 비율이 낮고 주택 임대료도 높았다. 평범한 시민보다는 민간 부동산 업자들을 위한 정책이었다. 스케이트를 타고, 반려동물과 산책하던 공원이 평범한 시민들이 갈 수 없는 곳이 되는 일. 공간에 대한 시민적 권리를 박탈당하는 일. 베를린 시민들이 시 계획을 거부한 이유다.서울에도 대규모 공공부지가 있다. 은평구 혁신파크는 약 11만㎡에 달하는 시유지다. 그러나 활용 방안은 베를린과 사뭇 다르다. 지난 2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혁신파크 기업 매각 절차를 강행했고, 서울시는 4월11일까지 4만8000㎡를 매각한다. 작은 카페와 시민들의 휴식...

    2025.04.06 20:44

  • [NGO 발언대]광장의 울림을 시민의 언어로
    광장의 울림을 시민의 언어로

    지난주 금요일 열린 ‘언급되지 않는 청년 100인의 목소리’ 토론회는 광장 밖에 있던 청년 시민들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탄핵 이후 시민들과의 소통 방안을 모색하려는 시도였다. 인터뷰 참여 청년 중에는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고 계엄 정국에서 벌어진 ‘줄탄핵’이라는 방식에 반대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들 모두는 서울서부지법 폭동과 같은 극우주의 세력의 폭력적 행위에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지극히 상식적인 반응인데도 인터뷰어의 “안심했다”는 소회는 현재 시국이 얼마나 불안정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토론에 참여한 서복경(현대정치연구소)은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폭력과 차별을 당연시하는 ‘극단(extreme) 우파’와, 계엄령에는 비판적이지만 이후 정치적 대응에 대해 다른 입장이 확고한 ‘급진(radical) 우파’를 구분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비단 보수 성향의 청년만이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침묵과 무능한 정치권에 실망해 시국 전반에 회의...

    2025.03.30 20:48

  • [NGO 발언대]탄핵 이후에도 계속 펄럭일 무지개를 기대하며
    탄핵 이후에도 계속 펄럭일 무지개를 기대하며

    1997년 1월 추운 겨울로 기억한다. 노동법, 안기부법 개악에 반대하는 노동자 총파업이 여의도 광장에서 개최됐을 때 대학 1학년생이었던 나도 함께하고 있었다.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모였던 사람들과 깃발들 사이, 저 멀리 구석진 곳에서 펄럭이고 있던 무지개 깃발 하나를 발견했다. 두려움과 호기심으로 가까이 가 보았지만, 함께 앉아 있을 용기는 없었다. 그들은 마치 환영받지 못한 사람들처럼 주변부로 밀려난 듯 보였고, 나는 숨겨왔던 성정체성이 그들에게 발각될지 몰라 거리를 두었다.하지만 그 집회에 참석한 이후 막연한 두려움은 뜨거움으로 바뀌었고, 성소수자 인권운동을 시작한 계기가 됐다.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들은 노동운동과 연대하기 위해 나온 ‘한국동성애자인권운동협의회’ 소속 회원들이었다.2025년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며 열린 광화문 광장 집회에서 다시 무지개를 만나고 있다. 저 멀리 외롭게 혼자 서 있는 깃발의 느낌이 아니다. 연대의 의미를 담아 이곳저곳에...

    2025.03.23 20:40

  • [NGO 발언대]다양성과 포용의 민주주의로
    다양성과 포용의 민주주의로

    탄핵집회에 참석하다 보면 불안해질 때가 있다. 윤석열 당선의 탓이 진보정당에 있다며 증오감을 표출하는 시민들, 일본인이 무대에서 발언하는 것에 분개하는 시민들, 탄핵 반대파를 극우 파시스트로 부르며 ‘처단’해야 한다는 시민들, 특정 정치인을 추종하는 권위주의적 ‘팬덤’ 시민들을 마주칠 때 그렇다. 그럴 때마다 지금 우리의 위기가 광장에서도 재현되고 있다는 두려움이 엄습한다. 우리는 광장에서 새로운 미래를 그릴 힘을 발견할 수 있지만, 동시에 언젠간 서로를 향할지도 모를 적개심을 마주치기도 한다.극단대립은 헌정 위기로 이어졌다. 승자독식의 정치질서는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초유의 내란으로 치닫고 정파적 대립은 모두를 군인으로 만들었다. 우리 시민들의 일상은 정치적 갈등선을 따라 일체화됐다. 정파적 입장은 사태 판단과 행동, 태도를 결정한다.박범섭의 연구에 따르면, 계엄에 찬성하는 시민들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집단은 스스로를 보수라고 규정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이재명과 더...

    2025.03.16 20:48

  • [NGO 발언대]전세사기는 끝나지 않았다, 특별법을 개정하라
    전세사기는 끝나지 않았다, 특별법을 개정하라

    한 청년이 원양어선에 올랐다. 2년 전 일이다. 전세사기 피해로 인한 빚을 갚기 위해서였다. 전세사기특별법 발의 한 달 전 경매가 완료되면서, 그는 공식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했다. 일렁이는 배 위에서 멀미를 삼키는 동안 그에게 가해한 공인중개사는 영업을 이어갔다. 2년이 흘러 다시 밟은 한국 땅에는 새로운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었다. 청년은 멀미가 계속되듯 어지러웠을 테다. 전세사기는 현재진행형이다.2월 광화문에서 그의 목소리를 들었다. 전세사기 피해로 목숨을 끊은 첫 번째 희생자의 2주기 추모제였다. 첫 죽음 이후 7명의 부고가 이어졌다. 윤석열의 거부권 행사에도 피해자들의 희생과 절규로 전세사기특별법이 제·개정되었다. 그러나 2023년 6월부터 시행된 전세사기특별법은 한시법으로 올해 5월 만료를 앞두고 있다.2024년 12월 기준 특별법을 통해 인정된 피해자는 2만5000여명이다. 피해자로 인정받지 못한 경우도 약 1만건인 점을 미뤄보면 사각지대 피해자는 훨씬 많을 ...

    2025.03.09 21:46

  • [NGO 발언대]광장의 시야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목소리
    광장의 시야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목소리

    시국 대응을 위해 24개 청년단체로 구성된 ‘윤석열 물어가는 범청년행동’은 탄핵 찬성·반대 집회 모두에 참여하지 않은 청년들을 인터뷰하는 ‘언급되지 않는 청년 100인의 목소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일상이 바빠 집회에 참여할 여유가 없는 노동자, 탄핵안 가결 후 집회가 끝났다고 인지한 청년, 서울 중심의 집회 환경으로 인해 참여가 어려운 비수도권 거주자까지. 광장의 바깥에서 계엄 정국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이 모이고 있다.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집회에 나가지 않는 이유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현재 헌정 질서를 부정하는 극우 세력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사회의 분열과 갈등은 심화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는 조정자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여의도, 남태령, 한남동, 광화문 등지에서 시민사회가 다양한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탄핵안 가결 이후 상당수 시민은 정치에 대한 피로감으로 인해 거리를 두고 있다. 이 와중에 미디어는 탄핵 찬성·반대 집회의...

    2025.03.02 20:35

  • [NGO 발언대]변희수재단 설립 방해에 맞서다
    변희수재단 설립 방해에 맞서다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하사는 치열한 삶을 살았다. 자기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싸웠고, 부당한 강제 전역 처분 결정에도 맞섰다. 순직을 결정하는 과정도 순탄치 않았으며, 결국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지나서야 명예롭게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수 있었다. 모든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승리했고, 차별에 맞선 그녀의 용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변희수 하사 4주기가 다가오는 시점에 또 다른 투쟁을 시작했다. 변희수 하사를 추모하고 트랜스젠더를 지원하고자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사단법인 변희수재단’이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변희수재단은 9개월 전 법인 설립 허가 서류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했지만 사실상 방치되다시피 했다. 노골적으로 성소수자 혐오를 해온 안창호 위원장은 헌법상 보장하고 있는 성소수자의 결사의 자유를 침해했고, 20일 이내 허가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는 인권위 규칙마저 어기며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다. 심지어 접수 시기가 한참 늦...

    2025.02.23 21:01

  • [NGO 발언대]긍정의 언어·연결의 언어가 필요하다
    긍정의 언어·연결의 언어가 필요하다

    극우화나 파시즘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린다. 서울서부지법 폭동이 남긴 상흔이 크다. 폭력을 일상의 수단으로 삼고 조장하는 이들을 어떤 세력으로 규정하지 말자는 목소리도 있다. 그들을 정체화하고 호명하는 순간 공론장의 일부로 공고화될 거란 우려다. 국회에 결코 등장해선 안 되었던 ‘백골단’처럼 이들을 공적 무대에서 비가시화하는 것이다. 나아가 극단주의자들을 합리적 보수와 분리해야 한다고도 한다. 이는 보편적 합의를 중심으로 연합을 형성해 그들을 소수파로 낙오시키는 전략이다. 이러한 구상들은 대체로 현 시기 사회운동의 역할과 맞닿아 있다. 어떤 집단을 대상으로 누구와 연합해 무엇을 이룰 것인가.여전히 여당을 지지하는 다수의 시민이 있다. 하지만 그중에는 탄핵에 찬성하는 이들이 있다. 또한 탄핵에는 반대하지만 윤석열을 지지하지 않고, 서부지법 폭동에 단호히 반대하는 시민들도 있다. 역시나 이들 모두가 선거가 불공정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당파적 이해에 따라 선관위...

    2025.02.16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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