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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기수 칼럼] 큰 정치는 국민이 한다
    큰 정치는 국민이 한다

    대선이 3일 본투표만 남았다. 긴장은 그다지 높지 않다. 사흘 전에는 “판세 예측이 가능한 예외적 선거”라는 조선일보 편집국장의 사내 공지 글이 화제가 됐다. 보수의 본산, 조선일보도 1강(이재명)-1중(김문수)-1약(이준석)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이명박·박근혜·윤석열이 대승한 낙동강(PK)이 지금은 최대 격전지다. 22일의 공식선거운동 말미, 김문수는 가는 곳마다 ‘큰절 사과’ 하고, 이준석이 잠 줄여 ‘무박(無泊) 선거’ 해도, 이따금 들려오는 판세는 떨림이 없다.어제오늘에 이 판이 갈렸는가. 아니다. 윤석열이 평지풍파 일으킨 12·3 내란부터다. 주권자의 가슴속 멍울도 그날부터다. 국민의힘이 빳빳이 고개 들 수 없는 조기 대선, 그 ‘1중’의 얼굴만 가장 늦게 김문수로 결정됐을 뿐이다. 새벽 3시 한덕수로 당 후보를 바꿔친 친윤계의 막장극이 당원투표로 뒤집힌 그날이다. 김문수는 지금도 왔다갔다 한다. 불법계엄 사과하면서 헌재의 만장일치 ...

    2025.06.02 15:53

  • [이기수 칼럼] 소년공이 쏘아올린 ‘국민통합’
    소년공이 쏘아올린 ‘국민통합’

    욕하면서 보면, 막장 드라마다. 어이 없어 웃프면, 블랙 코미디다. 둘 다일 게다. 환멸스런 정치 참극이 대한민국을 흔들었다. 대선후보 등록 첫날, 국민의힘이 새벽 1시 김문수를 폐위하고, 3시 재선출 공고하고, 그 30분 후 입당한 한덕수를 옹립했다. 헌법 8조(정당민주주의)와 엇간 정당판 쿠데타였다. 그 막장극은 당원들이 그날 세우고, 새벽에 쫓겨난 김문수는 오밤중에 생환했다. 기자로만 8번 치른 대선, 이런 꽃가마도 자폭도 처음이다.대선 공 울려도 김문수는 갈팡질팡이다. 한덕수·한동훈·홍준표 빠진 선대위는 ‘반탄 8, 찬탄 2’로 얼기설기 엮었다. 권영세는 물러나고 권성동은 유임됐다. 윤석열은 “김문수로 뭉치자”, 한동훈·안철수는 “윤석열 출당하자”, 전광훈은 “김문수 광화문에 오라” 한다. 김문수는 “계엄은 죄송, 윤석열 출당은 반대”란다. 다 어정쩡하다. ‘일제강점기 국적은 일본’ ‘김구 국적은 중국’이라던 그의 뉴라이트 쟁론도 곧 시작될 게다. 상처 뿐인 김...

    2025.05.13 15:55

  • [이기수 칼럼] 모두 이재명을 본다
    모두 이재명을 본다

    늦게 핀 벚꽃이 바로 졌다. 긴 꽃샘추위로, 매화·목련·벚꽃이 함께 핀 ‘4월의 요지경’도 잠시, 며칠 몰아친 비·돌풍·눈·우박에 후두둑 다 떨어졌다. 그새 윤석열은 대통령직에서 파면됐다. “주권자인 국민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한” 죄였다. 3년 못간 윤석열 정권과 1주일 화려했다 사그라진 저 벚꽃이 닮았다.윤석열은 철면피다. 관저 나오며 “새 길을 찾겠다” 했고, 사저 들어가면서는 “다 이기고 돌아왔다”고 했다. 이런 정신승리가 없다. 아직 다 무너지지 않았다는 자기최면일 게다. 막후정치 해보겠다는 복심일 게다. 그러고보면 기는 꺾였어도, 한때의 집권당 친윤 지도부도, 그 ‘쌍권(권영세·권성동) 위 쌍전(전광훈·전한길)’의 극우집회도, 그를 탈옥시켜준 형사 재판부와 심우정 검찰도 그대로다. 한덕수가 윤석열의 ‘집사 변호사’ 이완규를 대통령몫 헌법재판관에 지명한 평지풍파도 일어났다. 내란의 잔불은 꺼지지 않았다.보수의 대선이 진창에 빠졌다. 첫 컷오프 전, 오세훈·유승민이 ...

    2025.04.15 18:22

  • [이기수 칼럼] 하느님 보우하사, 저 법비들을 벌하소서
    하느님 보우하사, 저 법비들을 벌하소서

    숨넘어간다는 이 많다. 떨려서 뉴스 못 보고, 열불 나서 잠 못 든다는 전화도 잦다. 대통령이 12·3 친위쿠데타 도발한 지 105일째, 그 윤석열을 탄핵소추한 지 94일째, 세상의 눈과 귀는 헌법재판소에 꽂혀 있다. 선고는 오늘도 임박한 징후뿐이다. 짓밟힌 헌법·민심·국격을 보면 당연지사 ‘8 대 0 파면’인데, 침이 마른다.“법비(法匪)는 불리하다 싶으면 순간 법추(法鰍)가 된다.” 2016년 12월 당시 조국(서울대 교수)이 종적 감춘 우병우(민정수석)를 쏘아붙인 말이다. 법비는 법을 악용하는 도적, 법추는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법기술자를 뜻한다. 중국말 법비는 1990년대 이 땅에 등장했다. 해방정국 경찰, 박정희·전두환 시대 중정(안기부)·방첩사(보안사) 지나 사정권력을 검찰이 쥐었을 때다. 민주화 산물이자 수혜자, 그 검찰에서 내란 수괴가 나왔다.석 달 반, 모두 지켜봤다. 군경을 앞세운 국회·선관위...

    2025.03.18 19:11

  • [이기수 칼럼]이재명은 이재명과 싸워야 한다
    이재명은 이재명과 싸워야 한다

    대통령 윤석열이 무너지고 있다. 비상계엄 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던 국회는 특전사가 전기를 끊었다. “지시한 적 없다”던 체포 명단이 방첩사에서 나왔고, 야구방망이 든 정보사는 “선관위 점검 간” 게 아니었다. 내란 수괴 궤변을 수하의 계엄군이 다 탄핵했다. 그 증거 촘촘한 검찰 공소장 향해 윤석열이 “달그림자 쫓는다” 했다. 술 고픈 감방에서 달밤에 허깨비라도 본 건가. 웃고 만다.완연히, 탄핵 판도 대선 판으로 넘어간다. 보수도 윤석열 버리고, 그 정치에너지는 취하며, 그 후를 골몰하는 눈이 늘었다. 국민의힘·극우 동조에 중도가 등돌린다는 뉴스가 보수신문 1면에 등장했다. 윤석열을 영웅시하고 부정선거 망상에 빠진 극우가 ‘태풍의 눈’이 됐다는 경계다. 실기한 여당, 아니 극우에 잠식된 여당은 오늘도 갈팡질팡이다.보수의 대선은 세 묶음이다. 탄핵 반대파(김문수·홍준표), 탄핵 찬성파(오세훈·한동훈·유승민·안철수), 개혁신당 이준석이다. 세 틀은 홍준표(친박)...

    2025.02.18 22:06

  • [이기수 칼럼] 이재명은 이재명과 싸워야 한다
    이재명은 이재명과 싸워야 한다

    대통령 윤석열이 무너지고 있다. 12·3 비상계엄 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던 국회는 특전사가 전기를 끊었다. “지시한 적 없다”던 체포 명단이 방첩사에서 나왔고, 야구방망이 든 정보사는 “선관위 점검 나간” 게 아니었다. 내란 수괴 궤변을 수하의 계엄군이 다 탄핵했다. 그 증거 촘촘한 검찰 공소장을 향해 윤석열이 “달 그림자 쫓는다” 했다. 술 고픈 감방에서 달밤에 허깨비라도 본 건가. 웃고 만다.완연히, 탄핵 판도 대선 판으로 넘어간다. 보수에서도 윤석열 버리고, 그 정치에너지는 취하며, 그 후를 골몰하는 눈이 늘었다. 국민의힘·극우 동조에 중도가 등돌린다는 뉴스가 보수신문 1면에 등장했다. 윤석열을 영웅시하고 부정선거 망상에 빠진 우극단이 대선에서 ‘태풍의 눈’이 됐다는 경계다. 실기한 여당은, 아니 극우에 잠식된 여당은 오늘도 갈팡질팡이다.보수의 대선은 세 묶음이다. 탄핵 반대파(김문수·홍준표), 탄핵 찬성파(오세훈·한동훈·유승민·안철수), 개혁신당 이준석이...

    2025.02.18 21:28

  • [이기수 칼럼] 민주주의 적, 윤석열과 정치 홀리건
    민주주의 적, 윤석열과 정치 홀리건

    47일 사이, 대한민국은 두 번 폭동을 겪었다. 12·3 내란은 국회·선관위를 위압하고, 국무회의 의결을 패싱했다. 1·19 난동은 서울서부지법을 부수고 한 무리가 헌법재판소 담을 넘었다. 두 폭동이 이 나라 5부 요인(국회의장·대법원장·국무총리·헌법재판소장·중앙선관위원장)이 이끄는 헌법기관을 다 짓밟었다. 참으로 오랜 만에, 우리는 총 든 특전사·수방사·정보사·방첩사의 군홧발 소리를 다시 듣고, 사법부에 떼거지로 난입한 초유의 백색테러를 목도했다.내란의 밤 시발점도, 선동의 밤 촉발자도 윤석열이다. 하나, 내란 수괴는 ‘왕 법꾸라지’로 산다. 차벽 쌓은 관저에서 저항하다, 경호원들까지 등돌리자, 체포 직전 윤석열은 “자진 출석”으로 하자고 흥정했다. 구속 부담을 낮추려 한 것이다. 그리고 빼박 증거 넘치는 공수처 내란 수사는 결사코 불응한다. 탄핵 심판에 올 수사기록을 줄이려 한 것 일게다. 그러곤 헌재 법정에서 계엄 포고령 1호는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이 옛 포고...

    2025.01.22 09:19

  • [이기수 칼럼] 나라가 더 망가지기 전에
    나라가 더 망가지기 전에

    19-17-20-20-19. 윤석열 대통령의 11월 국정지지율이다(한국갤럽). 미국이 트럼프 2기로 방향을 틀고, 이재명 대표 선거법·위증교사 1심이 유무죄로 갈린 그 한 달, 국정지지율은 19%로 시작해 19%로 끝났다. “대한민국은 1주 단위로 숨쉰다.” 오래전 사석에서, 주한 외교관이 ‘여론조사 공화국’이라며 한 말이다. 아프고 정확하다. 이 겨울 대통령 지지율만 섰는가. 예산국회가 섰고, 의·정 대화가 섰고, 연금 협치가 섰다. 공직사회가 선 것도 꽤 됐다. 용산·국회·TF 안 가려 몸사리고, 정책도 ‘복지안동(伏地眼動)’하고, 위 지시를 녹음하며 남몰래 상황일지도 많이 쓴단다. 나라가 섰다. 대통령은 말이 날린다. ‘국정 발광체’의 힘과 믿음을 잃고, 동네북이 됐다. 둥 두둥 둥.“거부한다.” 50여대학, 5300명 넘은 교수·연구자 시국선언에 등장하는 네 글자다. 글은 김건희, 채 해병, 검찰국가, 이태원참사...

    2024.12.03 17:06

  • [이기수 칼럼] 저항은 시작됐다
    저항은 시작됐다

    “딱 부러지게 뭘 했다 꼽을 게 없다. V1도 V2도 의혹투성이고, 큰 선거는 다 졌으니, 누굴 탓할 텐가. 대통령 말이 무게를 잃고, 인사는 길을 잃었다. 더 늦기 전, 임기 반환점 앞에, 대통령 부부가 답하고 결단하고 고개 숙일 게 한둘인가. 겸손하고 정직하고 협치하는 권력만이 국정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 경구 열두 자가 스친다. 그때였음을, 늘 지나고서 안다.”(경향신문 8월7일자 ‘대통령다움, 그 무거움에 대하여’)꼭 석 달 전, 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쓴 글이다. 그 후 달라진 것은 없다. 아니, 대통령도 나라도 더 나빠졌다. 그 8월 명품백,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채 상병 의혹에 싸인 대통령 부인 김건희에겐 불법 관저 공사, 명태균 게이트가 더해졌다. 금 가고 물 새던 국정 지지율 20% 둑이 무너졌고, 촛불이 커졌다. 이 살얼음판에 쉬 넘지 못할 ‘대통령의 육성’이 터졌다.“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그거(창원의창 공천)는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

    2024.11.05 17:32

  • [이기수 칼럼] 김건희 ‘대통령 놀이’, 이게 나라냐
    김건희 ‘대통령 놀이’, 이게 나라냐

    올 것이 왔다. 보수의 말도 험해진다. 닷새 전 동아일보 이기홍 대기자는 “김건희 수렁, 사법심판대 서는 게 유일한 탈출구”라고 썼다. 사과로 문제를 풀 단계가 지났고, 언제라도 탈탈 털릴 사법처리를 지금 밟으라 했다. 7일자 중앙일보 이하경 대기자도 윤석열 대통령이 실기하고 들끓는 민심과 충돌하면, “김 여사 문제가 윤 대통령 문제로 바뀔 수 있다”고 경고했다. 두 칼럼엔 김건희가 공기관 인사에 관여한 걸 접한 일화, 수석들 앞에서까지 대통령에게 민망한 언행을 했다는 목격담이 실렸다. 내가 들은 여러 조각의 김건희도 ‘거기서 거기’, 별반 다르지 않다. 공직 인사에 뒷말 남긴 ‘김건희 라인’이 한둘이고, 부처·공기관·금융사 입찰에 김건희의 코바나컨텐츠 전시·후원사가 콧노래 부른 게 또 한두 번인가. 정권이 반환점도 채 돌기 전, 김건희가 엎질러 놓은 물, 밀담·뒷거래·낙하산이 뒤엉켜 쏟아지는 세상을 마주했다.또 봐도 놀랍다. 2022년 1월, 김 여사와 유튜브 ‘서울...

    2024.10.08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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