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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노동 참여로 생긴 가사·돌봄 공백, 이주여성이 채웠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노동 참여가 증가하면 가사를 포함한 돌봄노동은 가족 내 남성 수행자로 대체돼야 하지만, 돌봄노동은 이주여성 돌봄 노동자에게 넘어간다. 그리고 돌봄 노동자를 대체할 인력이 용이치 않으면 국제결혼 신부라는 새로운 돌봄 전담 인력이 이 자리에 위치하게 된다.”2005년, 한국에서는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남성의 대학진학률을 추월했다. 1990년대부터 고학력 여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가족 내에도 변화가 생겼다. 일터에 나가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 여성들은 자녀를 덜 낳거나, 비혼·만혼을 선택하면서 여성의 몫으로만 여겨지던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에 쏟는 시간을 줄였다. 그렇다면 가사와 돌봄노동에 생긴 공백은, 남성들이 함께 나눠 졌을까?경제력 낮은 아시아 지역 출신가사도우미·간병인으로 취직가정에선 시부모·가족 돌봐김은재·김성천 중앙대 교수가 2017년 쓴 ‘장애인 한국 남성과 결혼한 결혼이주여성들의 삶의 경험과 글로벌 돌봄노동 맥락에 ... -
“지위·보수 낮은 돌봄노동, 여성 이주노동자들이 맡는 구조…성평등한 환경 조성해야”
가사도우미, 유모, 요양보호사…. 돌봄인력은 국경을 넘어 일자리가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주로 자국 내 일자리가 부족한 동남아시아 국가의 여성들이 해외로 돌봄 일자리를 찾아서 나간다. 필리핀 해외근로자청의 통계에 따르면 2010년 해외로 나간 필리핀 이주노동자의 60%가 여성으로, 이들은 홍콩·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연합·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가사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한국계 중국인(조선족) 돌봄 노동자들이 입주도우미·간병인으로 일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한국·대만·일본 등 아시아 지역의 이주여성과 돌봄경제를 오랫동안 연구해온 이토 펭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교수(사진)는 “단순히 다른 나라에서 돌봄인력을 데려오는 것으로 돌봄 공백을 해결하려 할 경우, 오히려 돌봄인력이 더 부족해지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펭 교수는 “한국·중국·대만·싱가포르 등 많은 나라에서 돌봄 노동자의 보수와 사회적 지위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전문성과 숙련도에 ... -
“요양보호사 한명당 노인 다섯…누가 연차 쓰면 스무명까지”
요양보호사 300명 설문 결과 하루 10시간 노동…주3일 야근“별도 계약기간 없어” 68.4% 시설 보호사 “힘쓰는 일 부담” 정서적 돌봄 제공할 여력 없어 가정 방문 보호사, 성희롱 고충 밭일·가사노동 등 강요받기도 낮은 급여, 자부심으로 버텨내 지자체 운영 국공립 1.1% 불과“국가가 민간 운영 더 개입해야”“누군가 연차라도 쓰게 되면 한 명이 노인 20명을 돌봐야 하는 시설이 많아요. 그러니까 드러눕게 되기 전에는 절대 가고 싶지 않은 곳이 요양시설인 거죠.”(전지현 전국요양서비스노조 사무처장)정부는 인구 고령화율이 10%에 도달한 2008년부터 향후 증가할 노인부양부담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를 도입하고 요양시설과 돌봄인력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현재 전국에는 총 2만2577개의 요양시설이 있으며 약 44만명이 요양보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10년여에 걸친 국가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 -
‘여성 독박’이 된 가족 간 노인돌봄
사람은 누구나 나이가 들면서 늙고 병든다. 언제까지나 젊을 것만 같았던 나의 부모, 배우자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 사람들은 보통 40~50대에, 이르면 30대에 ‘노인돌봄’이 자신의 삶 속으로 들어온다. 보건복지부의 2014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91.9%가 가족으로부터 수발을 받고 있었다. 아픈 노인을 가족 내에서 누가 돌보는가. 가족 내 노인 ‘주돌봄자’ 역할을 맡은 이들에게 왜 돌봄을 전담하게 됐는지 물었다.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국제이주와 포용사회센터’(센터장 은기수)의 전지원·문현아 박사 등이 수행한 ‘한국의 노인 및 아동 돌봄 가족조사’ 연구를 보면, 가족 내에서 주돌봄자를 맡게 된 구성원은 노인과 함께 살아왔거나(29.0%), 가장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기 때문에(19.5%) 주돌봄자가 됐다고 답했다. ‘본인 또는 배우자가 자녀 중 맏이라서’(14.6%), ‘다른 가족들이 모두 일하고 있거나 나 아니면 돌볼 사람이 없어서’(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