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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볼’ 영광 꿈꾸지만…손오공은 ‘디지털 원기옥’을 나눠 줄까
1990년대 ‘망가’ 황금기애니메이션 세계적 선풍출판 → 디지털 중심 이동업체들 과도기 대응 실패웹툰 유통서 한국에 밀려정부 차원 ‘부흥’ 움직임창작자 전폭 지원 등 검토지난 10일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는 수천명의 군중이 집결해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들어 올렸다. 이들이 취한 자세는 유명 만화 <드래곤볼>에 등장하는 기술 ‘원기옥’의 준비 동작. 이 만화의 작가인 도리야마 아키라가 별세한 사실이 이틀 전 알려지자, 그를 추모하는 의미로 팬들이 모여 만화 속 명장면을 재현한 것이다. “지구인들아, 나에게 힘을 나눠 줘.” 만화 속 주인공 ‘손오공’의 부탁에 화답하듯 이들은 다 함께 손을 들었고, 자신들에게 추억을 선물한 작가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애도했다.<드래곤볼>과 일본의 향수이날 도리야마를 추모하는 집회가 열린 것은 아르헨티나뿐만 아니었다. 브라질, 멕시코 등 과거 <드... -
“국경 폐쇄” 외쳐야 민심 얻는다?… ‘이민자 나라’ 미국에서 왜 ‘반이민 대결’ 벌어지나
미국에서 150년만에 현직 장관이 하원에서 탄핵 당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조 바이든 정부의 이민정책을 집행해 온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이 그 주인공으로, 이민정책 실패로 국경이 마비됐다는 게 탄핵 이유였다.공화당이 다수당인 하원은 13일(현지시간)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 214표, 반대 213표로 마요르카스 장관 탄핵 소추안을 채택했다. 지난 11일 공화당 내에서 이탈표 3표가 나오면서 한 차례 부결됐던 탄핵안은 결국 이번에 한 표차로 아슬아슬하게 가결됐다.그러나 마요르카스 장관이 실제로 탄핵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상원에서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모르지 않는 공화당이 재투표까지 밀어부친 데는 ‘바이든 정부가 국경을 마비시켰다’고 공격해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실제 국경 이슈는 이번 대선 레이스 내내 바이든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CBS방송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
실존하는 ‘거리의 좀비’…중남미에 무력 투입한다고 사라질까
50여년간 미국 최대 난제 중독자 넘쳐나는 켄싱턴 사실상 정부도 단속 포기 닉슨 시절부터 현재까지 멕시코·콜롬비아 상대로 통로 차단·마약왕 사살 등 대대적 단속에도 ‘건재’‘군사력으로 카르텔 소탕’ 대선 공약에 입법도 추진 멕시코, 미 총기 수출 비난“카르텔에 돈·장비 제공” 최근 급증하는 펜타닐 약물 과다복용 사망 1위로 중국도 개입 ‘거대 산업화’미국 필라델피아 켄싱턴에는 일명 ‘좀비 거리’가 있다. 수천명의 마약중독자와 마약상이 길거리에 넘쳐나는 곳으로, 마약에 중독된 이들이 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관절이 꺾인 채 좀비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곳에선 시 차원에서 중독자에게 무료로 주사기를 나눠준다는 증언도 나왔다. 마약중독자들이 너무 많아 정부가 사실상 단속을 포기했고, 감염성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주사기라도 안전한 걸 쓰라는 의미에서 나눠줬다는 것이다. 현재... -
마리화나, 코카인, 펜타닐…미국의 역대 최장 전쟁은 ‘마약과의 전쟁’
미국 필라델피아 켄싱턴에는 일명 ‘좀비 거리’가 있다. 수천명의 마약 중독자와 마약상이 길거리에 넘쳐나는 곳으로, 마약에 중독된 이들이 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해 관절이 꺾인 채 좀비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곳에선 시 차원에서 중독자에게 무료로 주사기를 나눠준다는 증언도 나왔다. 마약 중독자들이 너무 많아 정부가 사실상 단속을 포기했고, 감염성 질병 확산을 막기 위해 주사기라도 안전한 걸 쓰라는 의미에서 나눠줬다는 것이다.현재 마약은 미국에서 가장 중대한 사회 문제 중 하나다. 미국 국립 약물남용통계센터(NCDAS)는 2020년 기준 12세 이상 인구 중 절반이 불법 약물을 투약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8~49세 청장년층 사망 원인 1위가 약물 과다복용이다. 약물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한해 10만명을 넘어섰으며, 2000년 이후 누적 사망자는 100만명에 이른다.미국은 마약 근절 대... -
타격 표적 생성부터 가짜뉴스 선동까지…고삐 풀린 첨단기술 실험장이 된 전쟁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뒤흔드는 ‘군사 인공지능 기술’ 이스라엘군 AI 표적 생성 플랫폼 ‘복음’ 전장 투입 등 무분별한 사용에 우려 시선“활용법에 국제 규범 합의 필요” 목소리 거세…첨예하게 얽힌 이해관계 해결 숙제“인공지능(AI)이 국가와 지역을 파괴하는 지금의 분노를 더 키울 수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AI의 치명적인 오류가 전쟁이라는 안개에 가려졌다는 점이다. 정말 두렵다.”오랜 기간 AI 관련 취재를 해온 칼럼니스트 브라이언 머천트는 지난달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기고문에서 AI 기술을 동원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에 대해 이렇게 우려했다.‘최초의 AI 전쟁’이란 수식어를 얻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한발 더 나아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땅굴에 숨어든 하마스 대원의 위치를 식별하고 이들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데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AI 기능이 탑재된 무인기(드론)가 직... -
‘두 개의 전쟁’을 더 참혹하게 만든 인공지능…AI 실험장 된 전쟁터
“인공지능(AI)이 국가와 지역을 파괴하는 지금의 분노를 더 키울 수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AI의 치명적인 오류가 전쟁이라는 안개에 가려졌다는 점이다. 정말 두렵다.”오랜 기간 AI 관련 취재를 해온 칼럼니스트 브라이언 머천트는 지난달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 기고문에서 AI 기술을 동원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에 대해 이렇게 우려했다.‘최초의 AI 전쟁’이란 수식어를 얻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한발 더 나아간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땅굴에 숨어든 하마스 대원의 위치를 식별하고 이들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는 데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AI 기능이 탑재된 무인기(드론)가 직접 하마스 본부로 추정되는 건물을 때리기도 한다. 이스라엘 정부는 AI 기술이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를 줄이고 효율적인 작전 전개에 도움을 준다고 강조한다.일부 전문가들은 AI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분야를 찾기 어려운 지금, AI 기술을 전쟁에 도입하는 건 지극히 ... -
갇혀버린 봄 ‘가자 지구’…앗긴 삶은 다시 피지 않았다
2007년부터 시작된 봉쇄와 반복되는 전쟁…물도 전기도 일자리도 사라져전쟁에서 살아남는다는 건, 다음 전쟁을 겪어야 한다는 것일 뿐…“죽게 된다면, 죽겠다”‘지상 최대 감옥’ 만든 이스라엘, 전쟁 뒤엔 재점령 뜻…끝 모를 비극 예고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야에 살고 있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바질 아부 사다(35)는 폭격으로 초토화된 도시를 떠나지 않고 있다. 2023년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과 그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시작된 전쟁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며 모든 것을 파괴했지만 사다 가족은 살기 위해 떠난다는 것에 의미를 찾지 못한다.사다의 증조부는 1948년 이스라엘 건국으로 인한 ‘나크바’(팔레스타인인 강제이주 조치) 당시 고향 땅을 뺏기고 자발리야로 쫓겨왔다. 자발리야는 가자지구 내에서 가장 큰 난민촌이 위치한 곳이다.과일과 채소를 재배하며 힘겹게 삶을 꾸려온 그의 가족에게 이번 전쟁은 ‘제2의 나... -
판치는 학대와 차별…이래도 외국인 가사노동자가 ‘손쉬운 해법’인가
매주 일요일이면 홍콩 센트럴 인근 광장과 상가는 신문이나 깔개를 깔고 삼삼오오 모여 앉은 여성들로 가득 찬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거나 텐트를 치고 쉬는 모습도 흔하다. 이들은 인도네시아나 필리핀에서 온 가사노동자로, 유일한 휴일인 일요일을 맞아 고용주의 집에서 나와 시간을 보낸다. 1970년대부터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받기 시작해 현재 약 33만8000명(2022년 기준)이 일하고 있는 홍콩에서 익숙하게 굳어진 풍경이다.세계는 가사노동자를 내보내고 받아들이는 망으로 연결돼 있다. 국제가사노동자연맹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각 가정에 고용돼 돌봄·청소·운전·경비 등을 하는 15세 이상 가사노동자는 전 세계 약 7560만명이다. 이 중 76%는 여성이다. 전 세계적으로 가사노동자는 여성 고용의 4%, 남성 고용의 1%가량을 차지한다.특히 그중에서도 이주 가사노동자는 전체 가사노동자의 15%에 해당하는 1150만명에 달한다.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들여온 나라... -
외국인 가사노동자 도입, ‘전가의 보도’일까 ‘새 도화선’일까
매주 일요일이면 홍콩 센트럴 인근 광장과 상가는 신문이나 깔개를 깔고 삼삼오오 모여 앉은 여성들로 가득찬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거나 텐트를 치고 쉬는 모습도 흔하다. 이들은 인도네시아나 필리핀에서 온 가사노동자로, 유일한 휴일인 일요일을 맞아 고용주의 집을 나와 시간을 보낸다. 1970년대부터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받기 시작해 현재 약 33만8000명(2022년 기준)이 일하고 있는 홍콩에서 익숙하게 굳어진 풍경이다.세계는 가사노동자를 내보내고 받아들이는 망으로 연결돼 있다. 국제가사노동자연맹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각 가정에 고용돼 돌봄·청소·운전·경비 등을 하는 15세 이상 가사노동자는 전세계 약 7600만명이다. 이중 76%는 여성이다. 전세계적으로 가사노동자는 여성 고용의 4%, 남성 고용의 1% 가량을 차지한다.특히 그 중에서도 이주 가사노동자는 전체 가사노동자의 15%에 해당하는 1150만명에 달한다.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들여온 국가는 모두 나름의 이유가 ... -
식민지배가 낳고 총기 밀매가 키운 ‘갱판’…책임지는 선진국이 없다
공화국으로 독립했지만 ‘적반하장’ 배상금에 발목 잡혀대지진으로 시스템 붕괴…권력 밀착 갱단 200여개 활개미국 등서 무기류 유입 지속…국제사회 묵인·방조 의혹아이티 현대사에서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19세기 프랑스를 상대로 독립투쟁을 벌여 세계 최초의 흑인 공화국으로 출발한 아이티는 20세기에 쿠데타와 독재로 신음하는 국가가 됐다. 허리케인과 대지진 등 자연재해마저 계속 찾아오면서 ‘신이 버린 땅’으로 불렸다.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암살된 이후 공권력은 아예 무너졌다.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유엔인권사무소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8월15일까지 갱단 폭력으로 최소 2439명이 사망했고 902명이 다쳤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결성된 자경단은 갱 단원을 산 채로 불태워 처형하고, 갱단이 이에 보복하면서 폭력 양상은 점점 더 잔혹해지고 있다. 경제는 붕괴됐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인구 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