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빅아’라는 익숙한 변명을 버린 리버풀

류형열 선임기자

리빅아 : 리버풀은 빅클럽 아니

25년 동안 정상 못 올랐지만 최근 우승 경쟁자로 탈바꿈

역대 최고 몸값 골키퍼 영입, 마지막 약점까지 보완 선언

[해외축구 돋보기]‘리빅아’라는 익숙한 변명을 버린 리버풀

프리미어리그에서 리버풀만큼 실제보다 더 근사하게 보이는 팀은 없었다.

1992~1993시즌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이후 리버풀은 25년 동안 한 번도 정상에 서지 못했다. 몇 차례 우승 문턱까지 가기도 했지만 단발성에 그쳤다.

수아레스나 토레스, 코치뉴 등이 더 큰 클럽을 찾아 리버풀을 떠났다. ‘리빅아(리버풀은 빅클럽 아니다)’ ‘리중딱(리버풀은 중위권이 딱)’이라는 조롱을 들어도 할 말이 없었다. 그 리버풀이 달라졌다. ‘리빅아’에서 당당한 우승 경쟁자로 돌아왔다.

19일 유럽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리버풀은 AS로마의 수문장인 알리송(사진) 영입에 합의했다. 이적료는 약 6700만파운드(약 990억원). 골키퍼로는 역대 최고 액수다. 2001년 유벤투스가 잔루이지 부폰을 데려오면서 파르마에 지급한 5300만유로(약 698억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 무함마드 살라흐와 피르미누, 사디오 마네의 삼각편대를 앞세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의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골키퍼가 고비 때마다 발목을 잡았다. 로리스 카리우스는 레알 마드리드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2골을 내줬다. 알리송 영입은 리버풀의 마지막 약점이 보완됐다는 선언이다.

알리송은 모든 면에서 카리우스와 시몽 미뇰레보다 낫다. 맨시티는 2016~2017시즌 39골을 내줬지만 골키퍼 에데르송 영입 이후 지난 시즌 실점이 27골로 줄었고, 결국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그 에데르송을 제치고 러시아 월드컵에서 브라질 골문을 지킨 게 바로 알리송이었다. 알리송 영입은 리버풀 전력 보강 작업의 ‘화룡점정’이기도 하다. 중앙 수비수 버질 판 데이크에 이어 미드필드의 엔진이 될 나비 케이타와 파비뉴, 그리고 살라흐의 백업 선수로 샤키리까지 품에 안은 리버풀은 양과 질에서 우승에 도전할 만한 스쿼드를 갖추는 데 성공했다. 판 데이크(약 1100억원)와 중앙 미드필더 케이타(약 916억원), 알리송을 모두 자기 포지션에서 최고 몸값 선수로 만들어준 데서도 리버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클롭 리버풀 감독은 지난 5월 “리그에서 4위로 마쳐도 엄청난 성공”이라고 말했다. 그때는 맞았지만 지금은 통하지 않는다. 화끈한 경기로 관중들을 열광케 하고,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내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충분치 않다. 트로피를 수집해야 한다. 리버풀이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본능이다. 익숙한 변명을 버리고 리버풀이 그 도전에 기꺼이 나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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